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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끌고 떠난 손녀
RevSuh  2008-08-19 16:46:58 hit: 2,526

셋째 딸네가 LA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덴버로 옮겨갔다. 여러 가지 이유로 떠나기는 했지만 어찌 섭섭하지가 않겠는가? 말로는 몇 년 지나 다시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겠다지만 그게 어찌 말처럼 쉽겠는가? 딸이나 사위야 직장, 주거환경, 학군, 교회 등을 고려해서 한 결정이라지만 어린 손녀와 손자야 어찌 알겠는가? 이사를 위해 살던 아파트를 며칠 앞서 비우고 함께 며칠을 지냈다. 전에도 할머니 집에 와서 놀다가는 저녁때 엄마 아빠가 와서 집으로 데리고 가려면 No를 연발하며 5분간 더 있게 해달라고 고르던 손녀! 할머니가 저 좋아하는 것 만들어 주면 탱큐를 연발하며 할머니가 최고야, 할아버지가 좋아 하며 옆에 와서 파고들며 안기던 손녀! 이모들이 몰에 데리고 가면 제 눈에 좋은 것 집어 들고 사달라더니 철이 들면서는 아이스크림 하나로 만족해하던 손녀, 이모들이 곁에서 책 읽어주는 것을 그렇게 좋아 하며 이모 없이 못살던 손녀, 눈만 뜨면 환하게 웃던 손자, 내가 이름을 벌쭉이라고 지어 불렀던 손자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지난 토요일 딸아이가 덴버로 떠난 것이다. 탑승객 허용량만큼의 짐을 챙겨 차에 실었다. 그리고 탑승객이 지니고 탈 무게의 가방 두 개를 따로 만들었다. 하나는 셋째 딸을 위해서였고, 다른 하나는 손녀 이사벨라의 몫이었다. 두 개의 가방 그것도 이삿짐을 하나라도 더 옮겨야하는 궁여지책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손녀가 가방 하나를 끌고 문을 열더니 먼저 나서는 것이 아닌가? 그 무거운 가방을 끌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공항에 도착해 짐들을 검색해서 부치고 이층으로 올라가 탑승객 검색대를 저 앞에 두고 더 이상 환송객이 들어갈 수 없는 곳에서 마지막 빠이를 하면서 막내이모는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그러나 손녀는 비스듬히 내리막길인 검색대를 향해 가방을 끌고는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발을 빨리 빨리 내딛는 모습 앞에서 대견하다기 보다 왠지 허전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2시간 반이면 덴버에 가지만 저녁때가 다 되어 도착했단다. 그리고는 소식이 없었다. 주일 지나 월요일 오후에 사위에게서 전화가 왔다. 큰 이모가 전화 받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손녀는 어떠냐고 물었더니 한참 신이 났단다. 교회가 반겨주고 얼굴 익은 또래의 친구들 엄마 아빠의 친구들을 만나고 놀러 다니니 거기가 천국이 되고 말았다. 오후면 무덥던 아파트에 살다가 넓고 편안한 곳에서 사니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사촌 캐라는 얼마동안 찬밥신체가 될 것 같다. 아! 이렇게 되는 것이구나! 어른들의 말씀이 맞는구나. 그러나 감사했다. 그것이 가족이다. 영원하지 않는 세상 누구나 떠나야 한다. 내가 이 세상 떠날 때 내 딸들도 손녀손자들도 슬픔은 잠간이겠지. 덴버 아닌 천국 간 할아버지, 할머니 생각하면 슬픔도 기쁨이 되겠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저의 가족끼리 행복하게 살아가겠지. 그러고 보니 생사에 대한 하나님의 섭리가 새삼 지혜롭고 감사하게 다가왔다. ▣

결혼조건, 이혼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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