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나 바울은 너희에게 말하노니 너희가 만일 할례를 받으면 그리스도께서 너희에게 아무 유익이 없으리라" (갈 5:2) 본문 말씀을 읽노라면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이 제한된 것처럼 보인다. 이 구절이 그리스도의 죽음의 효과를 감소시키는 것이 아닌가? 할례를 받으면 정말 그리스도의 희생적인 죽음의 효과가 사라진다는 뜻인가? 그래서 어려운 말씀이다. 우리가 이 구절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갈라디아서의 주제가 무엇임을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갈라디아서의 주제는 믿음에 의한 구원이다. 그것은 행위와 반대다. 또 칭의(하나님과 바른 관계)도 사람의 성취가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의 은혜의 선물임을 밝힌다. 또 죄의 노예에서 해방되는 것은 율법의 순종에 의해서가 아니라 십자가에서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을 통해서 되는 것임을 가르친다. 그런데 이런 순수한 복음이 유대주의자들에 의해서 도전받았다. 그들은 바울의 복음을 반대하였다. 이방인이 신자가 되려면 복음을 믿을 뿐 아니라 율법과 의식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특별히 완전한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음을 믿을 뿐 아니라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바울이 가르친 복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되는 구원에 인간의 공로를 더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완전한 구원을 감소 내지는 제한시키는 일이었다. 바울에게 있어서 율법은 사람이 완전히 지킬 수 없는 것이었다. 율법은 우리가 얼마나 죄인임을 깊이 드러내 줄 뿐이었다. 율법의 최종 목적은 인간의 무력을 깨닫게 해서 내 능력으로 구원을 이룰 수 없음을 깨닫고 하나님께서 이루신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에 온전히 의존하게 함이었다. 구원은 하나님이 이루신 십자가의 대속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데 있다. 그 십자가의 사역은 완전해서 거기에 아무것도 덧붙일 것이 없다. 그런데 유대주의자들이 구원을 위해서 할례를 행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리스도의 사역의 충분성에 대한 도전이었다.1) 그리고 만일 그들이 구원에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할례를 받는다면 정말 그리스도는 그들에게 아무 유익도 없게 된 것이요.2) 그리스도와 그들의 관계의 유익을 잃고 말 것이다.3) 율법을 지키므로 의로워진다면 그리스도와 은혜에서 떠나게 만드는 것이 되며 그 결과 그리스도는 전혀 가치가 없게 될 것이다. 만일 우리가 율법으로 살게 된다면 그리스도와 그의 사역은 우리에게 가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그리스도안에 있으면 할례나 무할례는 가치가 있을 것이다.4) 이에 대해 루터는 그리스도가 탄생하시고 십자가에 달리시고 다시 살아나신 사실이 할례에 그의 신뢰를 두고 할례를 받은 자에게는 헛되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바울은 여기서 그 사역(십자가)에 연관된 신뢰와 의에 대해서 말씀하기 때문이다. 바울은 그들의 일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 그 일에 신뢰자가 아무것도 아니란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들이 그리스도를 무익하게 만들기 때문이라 하였다.5) 또 렌스키는 구원의 사역에 있어서 99%를 그리스도에게 돌리고 다른 것을 1%만 더한다 해도 그리스도의 것이 0%처럼 치명적이 된다. 모든 구원의 능력은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 안에 있고 그것이 전부라고 하였다.6) 따라서 본문 말씀은 할례가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을 제한시키거나 헛되게 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다. 할례가 구원에 필수적이란 생각을 가지고 그것을 받으면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을 헛되게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그리스도는 전혀 돕지 않으실 것이다.7) 그러므로 우리는 이렇게 요약 정리할 수 있다.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대속에서 완성되었으며 이 사실을 믿고 받아 드림으로서만 구원받을 수 있다. 거기에 무엇이 부족한 듯이 인간의 선행이나 공로를 덧붙일 것이 없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죽음을 헛되게 만드는 어리석은 일이다.
주 1. H.N. Ridderbos, The Epistle of Paul to the Church of Galatia, p.187 2. William Hendriksen, Galatians, p.195 3. R.E. Howard, Galatians(B.B.C. Vol. 9), p.83 4. M.T. Brauch, Hard Sayings of Paul, p.199 5. Martin Luther, Commentary on Galatians(Grand Rapids: Kregel, 1979), pp.303-304 6. R.C.H. Lenski, St. Paul's Epistle to the Galatians, Ephesians and Philippians, p.255 7. A.T. Robertson, Word Pictures in the New Testament. Vol.IV. Baker, p.3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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