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땅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아니고 거민을 삼키는 땅인가?
RevSuh  2008-07-27 21:10:38 hit: 2,810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그 탐지한 땅을 악평하여 가로되 우리가 두루 다니며 탐지한  땅은
       그 거민을 삼키는 땅이요 거기서 본 모든 백성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며"     (민 13:32)

성경은 가나안 땅에 대하여 젖과 꿀이 흐르는 비옥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묘사한다.  최소한 모세가 쓴 오경(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에만도 13회나 그렇게 기록했고 여호수아서, 예레미야서 그리고 에스겔서에서도 나온다(출 3:8,17; 33:3; 레 20:24; 민 13:27; 14:8; 16:13-14; 신 6:3; 11:9; 26:9; 31:20; 수 5:6; 렘 11:5; 32:22; 겔 20:6,15).  그런데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탐꾼 중에 열명은 그 땅을 악평하여 거민을 삼키는 땅 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어느 것이 옳은가?
이 문제를 해답하기 전에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먼저 가나안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가나안 땅은 제한적 의미로 하면 그 땅을 정복할 때 이스라엘에 의해 점유된 요르단의 서부 지역을 가리켰다.  넓은 의미로 한다면, 씨리아의 부분을 포함하며 그곳 주민은 가나안 사람들이었다⑴.
  
그런데 성경과 성경 밖의 자료에 의하면 이 말은 세 가지 의미로 쓰였다. 1) 특별하게는 푀니키아(Phoeicia)를 가리켰고 2) 일반적으로는 씨리아-팔레스틴을 가리켰으며 3) 가나안 사람의 대부분이 장사를 했으므로 직업상으로 상인이나 대상을 가리켰다⑵.
  
가나안 족속은 단일 민족이 아니었다. 아모리 족속이 B.C. 2000년 전 어느 때에 아람(수리아) 북동에서부터 가나안으로 들어 왔다.  헷 족속은 B.C. 1800년경에 중앙 아나토리아(현대 터키)에 살았으며 서서히 남쪽과 남동쪽으로 옮겨갔는데 이들이 가나안의 아모리 족속일 것이다.  여부스 족은 알려진 게 없으나 아마도 아모리 족의 한 그룹이었을 것이다(수 10:5).
  
이제 본문의 문제를 풀어 보자.
먼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란 말은 무슨 뜻인가?
  
그 말은 염소나 소를 키우기에 이상적인 장소란 뜻이다.  염소나 양이나 소를 키우기에 좋은 목초 지라면 우유도 많이 생산하게 될 것이다.  또 꿀이란 말은 벌들이 바쁘게 꿀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젖과 꿀은 농업 상으로 번영을 암시하며⑶ 가나안 땅에 대한 예외적인 비옥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속담 격의 서술이다⑷.
  
여기서 모세는 그것이 사실임을 보고 보여 주고 싶었다.  그래서 정탐꾼을 12명 보내면서 그곳에 실과를 가져오게 하였다(20절).  정탐꾼들은 그의 지시에 따라 에스골 골짜기에서 포도 한 송이가 달린 가지를 베어 막대기에 꿰어 메고 또 석류와 무화과를 가져 왔다.  그리고 27절에 보고하기를 과연 당신이 우리를 보낸 땅에 간즉 젖과 꿀이 그 땅에 흐르더라고 하였다.
  
그러면 왜 32절에 와서 그 땅을 악평해서 거민을 삼키는 땅이라 했는가?
먼저 그 말의 의미부터 살펴보자.

  1. 그 거민을 삼키는 땅은 불모지를 가리킨다(A. H. Mc Neil, B. Baentsch, G. B. Gray, S. E. Mc Evenue) 사람
     을 잡아먹는 가나안 사람들에 대한 비유다(L.E. Binns).
  2. 전쟁과 같은 분쟁으로 가득찬 땅을 가리킨다(M. Noth).
  3. 전투를 위해 장전(준비)된 땅을 가리킨다(G. W. Coats).

이렇게 볼 때 이 구절이 의미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파괴를 가리켰을 것이다.  또 그 땅은 불모지요 위험한 곳이란 뜻이다.  맥 에베뉴(Mc Evenue)도 그 비유는 여호와의 땅은 스올과 같고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는 괴물 같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한 방법이라고 지적하였다⑸.
  
그러면 왜 열 명의 정탐꾼들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악평했는가?  그것은 그 땅이 나빠서가 아니었다.  저들은 그 땅이 젖과 꿀이 흐르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면 왜였나?  이스라엘 백성을 낙담시켜 그 땅에 못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꾸며 댄 것인가?  그렇지도 않았다.  저들은 그곳을 정탐한 후 그곳에 장대한 사람들을 보고 두려웠다.  저들의 장대한 키와 저들의 견고한 성벽과 저들의 문화생활을 보면서 저들이 그 땅에서 살수 있는 것은 그만한 힘이 있기 때문이란 판단을 한 것이다.  이렇게 가나안 땅은 많은 나라에서 눈독을 드리는 곳이었다.  그 결과 그 이상적인 지역을 손에 넣기 위해 서로 경쟁적인 나라들이 전투를 벌였고 많은 사람이 죽었던 것이다⑹.  그렇다면 열 명 정탐꾼의 평도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가나안은 옥토이면서도 전쟁이 그치지 않는 땅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거민을 삼키는 땅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하나님의 축복은 믿음으로만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열 명의 정탐꾼은 하나님의 말씀 대신 가나안의 탄탄한 성벽과 장대한 백성들을 보고 가나안에 들어 갈 수 없다고 좌절하고 말았다. 만일 저들이 믿음이 있었다면 가나안에 많고 강한 백성들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그들을 다 이기시고 정복하실 놀라운 승리를 내다볼 수 있었을 것이다⑺.  그러나 그들은 불신앙 때문에 그들이 실제로 보고 확인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의 축복을 상실하고 말았다.

   주
   1. The Zondervan Pictorial Encyclopedia of the Bible, Vol.1(Grand Rapids: Regency, 1976), p.701
   2. The New Bible Dictionary(London; IVP, 1965), pp.183-184
   3. The Bible knowledge Commentary(Victor Books, 1985), p.112
   4. Cf. Keil and F. Delitzsch, Commentary, Vol.1(Grand Rapids: Eerdmans, 1980), p.440
   5. Philip J. Budd, Numbers(Waco: Word Books, 1984), p.145
   6. G.L. Archer, Encyclopedia of Bible Difficulties, p.138
   7. Ronald B. Allen, E. B. C. Vol.2(Grand Rapids: Zondervan, 1990), p.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