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가 가로되 청컨대 우리를 떠나지 마소서 당신은 우리가 광야에서 어떻게 진 칠 것을 아나니 우리의 눈이 되리이다" (민 10:31)
모세는 처남 호밥에게 그와 함께 광야 여정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모세의 이 호소는 하나님께서 밤낮을 초자연적으로 인도해 주시기로 하신 약속에 대한 불신이 아닌가(출 13:21‐22). 왜 모세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인간 호밥의 도움을 요청했는가? 모세가 호밥을 함께 가자고 강청한 것은 한 가지 이유만이 아니었다. 우선 모세는 호밥이 미디안 족속 중에 한 파였을지라도 그의 처남이 되는 가족 관계의 정에서 그와 함께 광야 여정에 참여해 줄 것을 호소했을 수 있다. 그것은 그 여정이 축복된 가나안 땅으로 가는 길이었으므로 호밥에게도 축복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호밥은 어쩌면 미디안 사람들이 섬기던 우상 숭배자였을지 모른다. 따라서 모세가 그에게 강권해서 함께 가나안으로 들어가자고 한 것은 일종의 전도였다고 할 수도 있다⑴. 이렇게 모세는 호밥의 영혼 구원에 관심이 있었을 것이다. 역시 모세는 호밥이 그들의 여정 어디에서 물을 찾고 또 하나님께서 그들을 인도하시는 곳마다 어떻게 장막을 치는 등 실제적인 조언을 할 수 있다고 보고 그의 도움을 구했을 것이다. 호밥의 미디안 족속들은 가나안 주변의 광야에서 살았으므로 그들의 여행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⑵. 그러나 이 경우에 모세는 하나님의 인도의 약속으로 충분하지 않았는가? 왜 인간의 도움을 구했는가? 우선 모세는 호밥의 실제적인 조언과 하나님의 구름 기둥의 인도하심 사이에 어떤 모순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⑶. 하나님께서는 구름으로 일반적인 여정 다시 말해서 한 장소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 것인지에 대해 지도하셨으나 진을 위한 특별한 배치는 사람의 지혜로 하셨다. 실제로 하나님께서는 인간 역사 속에서 초자연적으로 직접 역사하시기도 하시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사람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하신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응답해 주실 때도 환경이나 다른 사람들을 통하여 하신다. 모세는 하나님의 구름 기둥의 인도를 확신하였다. 그러나 그는 그 약속을 믿는 자로서 사람이 해야 할 책임을 무시하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약속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그 약속 성취를 지켜보고만 있는 것은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시험이 되기 쉽다. 하나님의 약속은 인간 편의 책임을 무시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과연 모세는 성숙한 성도였다.
주 1. R. Laird Harris, Numbers, E. B. C. Vol.2(Grand Rapids: Zondervan, 1990), p.783 2. Gordon J. Wenham, Numbers(Downers Grove: IVP, 1981), p.105 3. Norman Geisler and Thomas Howe, When Critics Ask(Victor Books, 1992), p.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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