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스 데이가 뭐길래
revdavidsuh  2008-08-19 20:03:46 hit: 3,058

미국에서는 발렌타인스데이가 끼어있는 2월 셋째주간을 러브 위크 (Love Week)라고 부른다.  벌써 오래된 얘기다. 모든 면에 적극적이면서 대접을 잘하시던 손이 큰 권사님이 계셨다. 발렌타인스데이에 벨벳으로 만든 큰 하트모양의 케이스에 초콜릿을 가득 담아 주셨던 기억이 새롭다. 그런데 발렌타인스데이는 초콜릿만 선물하는 날은 아니다. 카드도 인기가 있어서 홀마크 헐리데이(Hallmark Holiday)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어디 초콜릿, 카드뿐이겠나 장미꽃을 찾는 사람도 많아서  꽃집마다 꽃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그리고 보니 필자는 발렌타인스데이에 카드, 장미꽃, 초콜릿, 그 어느 것과도 별 인연이 없었던 것 같다. 남편으로 점수를 받는다면 낙제(?)다. 큰 딸이 얼마 전부터 주문을 한다. 발렌타인스데이는 외식(?)이나 하자고 그 말에 동의는 했지만 왠지 쓸쓸한 느낌이 들었다. 30대 중반이나 된 딸이 장미나 초콜릿을 줄 사람도 없단 말인가? 내가 떠나면 외식은 누구와 하나? 그래도 토랜스에 어쩌다 가는 고깃집 대신에 조금은 근사한 곳으로 외식을 나가고 싶다.
  
발렌타인스데이에 딸 걱정하는 아빠가 되면 안되지 보통 남편은 되야지 그리고 생각하다 보니 금년이 아내에게 발렌타인스데이 선물을 해 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그러자 자의반 타의반 발렌타인스데이에 아내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선물했던 반지생각이 났다. 그 반지는 건축헌금을 할 때 바친 것 같은데... 그래 반지선물을 해볼까? 그런데 그건 마지막 선물이 된다는 데는 손색이 없겠지만 목사의 선물로는 너무 과(?)하지. 가난한 사람 생각도 해야지. 그러면 무엇으로 한다? 장미꽃? 그것도 이틀이나 3일 간다는데. 초콜릿 그것은 아내가 잘 안먹는데. 선물(?), 딸들과 함께 외식(?), 목사가 세대교체를 눈 앞에 두고 후임자생각이나 하고 함께 일할 동역자 앞길이나 걱정이나 하지 무슨 발렌타인스데이는...
  
어느 신문에 남편의 아내에 대한 최고의 선물은 ‘사랑해요’라는데 왼쪽 귀에 대고 해야 한다던가? 그래 말로 ‘사랑’하고 말까? 그 말도 쑥스럽다. 나이가 몇인데 사랑(?) 운운한담.
  
어느 신문 논설위원의 글에 ‘여보’가 ‘여보세요’의 줄임말이 아니라 한자에 보석과 같다는 의미라며 변질될 리 없는 사랑의 단어란다. 또 당신(當身)이란 말도 아내가 남편을 내 몸과 같이 여기겠다는 뜻이라고 풀이하였다. 그 말이 맞는다면, 이번 발렌타인스데이에 한번 큰소리로 여보라고 불러볼까?
  
발렌타인스데이가 뭐길래!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산란하게 하고, 생각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일까? 초콜릿, 카드, 장미, 반지, 외식, 여보, 당신, 그래도 이번 발렌타인스데이에는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아내에게 최소한의 사랑표현을 해야 하겠다. 부부의 사랑은 주고받는 것인 아닌가! 아내에게 남편의 사랑의 선물을 주면, 아내의 존경(?)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나? 발렌타인스데이의 의의는 부부의 사랑과 존경을 회복하는 기회가 되는데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