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형제가 사망에 이르지 아니한 죄 범하는 것을 보거든 구하라 그러면 사망에 이르지 아니하는 범죄자들을 위하여 저에게 생명을 주시리라 사망에 이르는 죄가 있으니 이에 대하여 나는 구하라 하지 않노라" (요일 5:16-17) 신자는 누구나 주안에서 형제자매다. 어느 형제나 자매가 죄를 범했다면 그를 위해 기도해 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러나 사망에 이르는 죄가 있으며 이런 죄를 지은 자에게는 기도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러면 사망에 이르는 죄가 무엇인가? 사망에 이르는 죄는 육체적인 죽음인가? 영적인 죽음인가? 또 여기 사망에 이르는 죄를 지은 형제는 누구를 가리키는가? 왜 그런 자들을 위해서는 기도하지 말라고 하는가? 이 본문은 사도 요한의 기도하도록 용기를 주는 말씀의 끝에 나온다(5:13-15). 요한은 범죄한 형제를 위해서 서로 기도하라고 권면한다. 비슷한 권면이 야고보서에도 나오는데 병 낫기를 위해서 기도하라는 말씀에서 엘리야의 예를 든 후에(:17-18) 역시 죄를 위해 기도하라고 한다. 그러나 죽음에 이르는 죄를 범하는 이가 있는데 그들을 위해서는 기도하지 말라고 한다. 죽음에 이르는 죄에 대한 사상은 유대 문헌에 가끔 나온다(민 18:22; 신 22:26; 사 22:14; 21:22; 26:34; 33:13, 18). 그러나 위의 경우는 육체적 죽음을 가리켰으므로 본문과 부합되지 않는다. 신약성경 역시 질병과 죽음으로 결과되는 죄에 대해서 언급한 곳이 있다(행 5:1-11; 고전 5:5; 11:29-30; 딤전 1:20; 약 5:15; 계 2:23). 그러나 여기 요한일서에서 죽음에 이르는 죄는 죽을병으로 형벌 받는 어떤 죄로 이해할 수 없다. 구약성경과 유대주의에서 죽음에 이르는 죄와 그렇지 않은 죄 사이를 구분하는 경우가 있었다. 제사는 모르고 지은 죄를 용서하나 알고 지은 죄는 죄인의 죽음으로서만 옮겨질 수 있었다(레 4:2, 13, 22, 27; 5:15, 17-18; 민 15:27-31; 신 17:12; 시 19:13). 사도 요한이 어쩌면 이런 배경에서 두 죄를 구분하게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1) 그러면 죽음에 이르는 죄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가리키는가?
1. 특별한 죄이다. 모세의 율법에서 어떤 죄는 죽음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사형에 해당되는 죄로 기록하였다(레 20:1, 27; 민 18:22; 롬 1:32). 또 어떤 죄 예컨대 부지중에 지은 죄는 제사로 용서가 가능하였다(시 19:13).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Clement)나 오리켄(Origen)은 용서받을 수 있는 죄와 없는 죄를 구분하였으나 그것 들을 분류하지는 않았다. 터틀리안(Tertullian)은 용서받을 수 있는 작은 죄와 용서받을 수 없는 큰 죄를 분류했 는데 그 안에 살인, 간음, 신성모독 그리고 우상숭배를 포함시켰다. 그러나 여기서 사도 요한이 이렇게 큰 죄 작 은 죄를 구분해서 생각했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오히려 고의적으로 죄의 상태나 습관을 선택하고 지속하 는 것을 가리켰을 것이다(Plummer). 2. 배교이다 어떤 특수한 죄를 가리키지 않고 전적인 배교 그리스도의 부인이나 신앙의 포기로 본다(Brooks, Law, Dodd). 그리고 이 이론을 지지하는 성경 구절로 히 6:4-6,10:26 그리고 12:16-17을 든다. 그러나 이 이론의 어 려운 점은 하나님께로 난 신자가 배교할 수 있는가? 이 서신에서 사도 요한은 참 신자는 죄를 범할 수 없으며 죄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고 한다(요일 3:9). 하나님께로 난 자는 죄를 짓지 못하며 악한 자가 그를 해치지 못한 다 하였다(요일 5:18). 이렇게 볼 때 죽음에 이르는 죄를 짓는 사람은 신자가 아닐 것이다. 3. 성령을 대적하는 모독죄이다 이 죄는 바리새인들의 범한 죄였다. 그들은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하나님의 성령의 역사 대신에 바알세불의 힘 을 빌어 한다고 모독하였다. 그런 죄는 이 세상에서나 오는 세상에서도 용서받을 수 없다 하였다(막 3:29; 마 12:22-23). 이런 사람들은 영원한 죄를 범한 자들이요(막 3:29), 빛대신 어두움을 사랑하고 그들의 죄에서 죽었 다(요 8:24). 그 죄의 결과는 영적인 파멸이요 그들의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님께로 부터 그 영혼의 마지막 분리인 둘째 사망으로 예약된 자들이다.2)
결국 이런 사람들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부인하며(요일 2:22-23) 신자를 미워하는 자로서 아버지와 아들과의 교제를 나눌 수 없으며(요일 1:3) 영원한 생명에서 제외된다.3) 다음으로 사망에 이르는 죄의 죽음은 어떤 죽음인가? 이미 앞에서 밝혀진 대로 그것은 영적인 죽음을 가리켰다. 그것은 요한이 생명에 대해서 13회 썼는데 그 중에 7회가 5장에 나온다. 그가 이 말을 쓸 때에 모두 영적인 생명으로 썼으므로 여기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처럼 다른 두 곳에서도 죽음에 대해 썼는데(3:14에 두 번) 영적 죽음을 가리켰지 육신적 죽음을 가리키지 않았다. 그러므로 신약 성경에서까지도 죄가 육신적 죽음과(고전 11:30; 행 5:1-11; 고전 5:5) 육신적 질병(약 5:15-16)으로 이끌고 가지만 여기서는 아니다.4) 셋째로, 여기 죽음에 이르는 죄를 지은 형제는 누구를 가리키는가? 생명의 은혜를 받은 형제와 대조적으로 죄에 머무는 자요 배교자다. 그의 주님을 부인하는 자다. 그렇다면 이들은 형제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다. 죽음에 이르지 않는 죄를 범한 자는 신자라 할 수 있다. 그러니 형제라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죽음에 이르는 죄를 범한 자는 불신자이거나 신자에서 적그리스도인이 된 자를 가리킨다.5) 그렇다면 이들은 사실상 형제가 아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왜 이런 죄를 범한 자를 위해서는 기도하지 말라고 하는가? 그것은 아무 유익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결코 회개하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죄에 머물기를 작정한 사람들이므로 용서가 무용하다. 그러나 신자간에 서로 위해서 기도해 주어야 하며 그들은 회개를 통해 용서받게 될 것이다. 사도 요한은 여기서 성령을 모독하는 배교자에 대해서 기도하지 말라는 말씀보다 형제끼리 기도할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 1. Stephen S. Smalley, 1, 2, 3 John, pp.297-298 2. John R.W. Stott, The Letter of John, pp.190-191 3. Simon J. Kistemaker, James and I-III John, p.368 4. Peter H. Davids, More Hard Sayings of the New Testament, p.218 5. S.S. Smalley, Op. cit., p.29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