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주와 함께 죽었으면 또한 함께 살 것이요 참으로 또한 함께 왕노릇 할 것이요 우리가 주를 부인하면 주도 우리를 부인하실 것이라 우리는 미쁨이 없을지라도 주는 일향 미쁘시니 자기를 부인하실 수 없으시리라" (딤후 2:11-13)
바울은 로마서 9:13에서 하나님께서 야곱은 사랑하고 에서는 미워하셨다는 말씀을 인용한 후 18절에 와서 "그런즉 하나님께서 하고자 하시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고 하고자 하시는 자를 강퍅케 하시느니라"고 하였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19절에 와서 하나님이 이렇게 하실지라도 네가 하나님을 허물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누가 감히 하나님의 뜻을 대적할 수 있겠는가? 사람이 하나님께 대꾸하겠는가고 한다. 그런데 본문에서 바울은 전혀 다른 말씀을 하는 것 같다. 본문을 쉽게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우리가 주와 함께 죽었으면 또한 함께 살 것이요. 2. 참으면 또한 함께 왕노릇 할 것이요. 3. 우리가 주를 부인하면 주도 우리를 부인하실 것이라. 4. 우리는 미쁨이 없을지라도(충성스럽지 못함) 주는 미쁘시거나 자기를 부인하실 수 없으시리라.
본문에 보면 우리가 주님을 부인하면 그도 우리를 부인하실 것이라 했으나 네 번째(13절)에 가서 그는 자신을 부인하실 수 없으므로 진실하시다 하였다. 위 본문의 첫 번째와 두 번째는 그 의미가 어렵지 않다. 첫 번째는, 우리가 개종(참으로 예수를 믿음)때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히 살게 될 것이라는 말씀이다. 두 번째 것은 핍박 때 그리스도를 위해서 인내한다면 어느 날 영원히 그와 함께 다스리는 결과가 되리라는 약속이다. 그런데 세 번째의 우리가 주를 부인하면 주도 우리를 부인하실 것이라는 말씀은 바울의 앞선 말씀(롬 9장)과 모순되어 보인다. 더구나 성도의 견인(한번 주님을 믿으면 영원히 망하지 않는다)의 교리와 모순되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말씀은 마태복음 10:33과 같이 우리가 사람 앞에서 주님을 부인하면 인자도 심판날 하나님의 보좌 앞에서 우리를 부인하실 것이란 말씀이다. 본문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네 번째(13절)이다. 우리는 충성되지 못할지라도 주님은 자기를 부인하실 수 없으므로 언제나 진실하시다는 말씀이다. 이 말씀은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만일 본문이 앞 절의 지속이라면 하나님은 그의 거룩하심과 의로우심에서 참되시므로 우리에게 그의 거룩한 노와 영원한 심판을 내리신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그의 거룩한 성품과 자신을 부인하실 수 없으시기 때문이다. 이 해석은 앞절과 상통하며 선한 행위는 선한 결과를, 악한 행실은 나쁜 결과가 온다는 논리에 잘 맞는다. 이 해석은 만일이라는 앞의 세 위협 구절에 대한 귀결절임을 기대하게 한다. 그런데 이 해석은 몇 가지 어려운 점이 있다. 첫째로, 이 구절은 위협이기보다는 약속으로서 해석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미쁘지 않다(충성되지 않음)는 동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은 적이 없다는 의미에서 믿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롬 3:3; 벧전 2:7; 막 11:11). 그러나 역시 이 말은 마땅히 가져야 할 신앙이 부족한 신자를 가리켰다(눅 24:41). 또 신뢰가 부족한 신자와 구원 신앙이 부족한 즉 연약한 신앙을 가리켰다. 그렇다면 이 구절은 위협으로보다는 약속으로 해석되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로, 이 구절에서 "하나님은 진실하시다"는 말이 바울 서신에서 5번 나오는데 매 경우에 긍정적이요 약속에 성실하신 분이었다. 너희를 부르신 하나님은 미쁘시다(성실하시다)(고전 1:9). 하나님은 미쁘시므로 너희가 감당할 시험밖에는 허락하지 아니하신다(고전 10:13). 너희를 부르신 이는 미쁘시다(고후 1:18; 살전 5:24; 살후 3:3; 히 10:23; 11:11; 요일 1:9). 따라서 신약에서 특별히 바울 서신에서 이 말씀은 언제나 긍정적인 문맥의 결과로서 나오고 있다. 역시 하나님은 그 자신을 부인하실 수 없으시다는 구절도 약속에 대한 보증으로 하셨다(창 22:16-18; 히 6:13; 7:21). 하나님은 약속을 반드시 지키시는 분이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13절을 배교의 가능성을 위한 구절로 위협적인 해석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성실하지 못할지라도 참 하나님의 자녀에 관하여 말씀한다(딤후 1:15). 그리스도는 그 자신을 부인하실 수 없으시므로 그 자신의 몸의 무익한 지체(일원)까지도 부인하지 아니하신다. 하나님의 참 자녀는 불순종하며 연약할 때까지도 자녀 이외에 다른 어떤 것이 될 수는 없다. 그리스도의 신자에 대한 성실하심은 그에 대한 그들의 성실성을 조건으로 하지 않는다.1) 정말 하나님은 아비가 그 자녀에게 하듯이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 동정적이시다(시 103:13). 비록 우리가 충성되지 못할지라도 믿음이 약할지라도 하나님은 은혜와 자비에서 그의 약속에 참되시다.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겠노라 맹세하셨다(히 13:5). 이것은 정말 놀라운 은혜요 사람의 논리나 귀결을 초월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지혜는 깊고도 넓으며 우리의 판단을 초월하는 것이다(롬 11:33).2) 그러므로 우리의 구원은 내 믿음의 충성됨에 달려있지 않고 하나님의 성실하신 은혜와 사랑에 근거한다.
주 1. The Bible Knowledge Commentary, New Testament, p.754 2. Robert H. Stein, Difficult Passages in the Epistles, pp.60-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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