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음하는 여자들이여 세상과 벗된 것이 하나님의 원수임을 알지 못하느뇨 그런즉 누구든지 세상과 벗이 되고자 하는 자는 스스로 하나님과 원수되게 하는 것이니라" (약 4:4)
하나님은 사랑이시며 세상을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다고 하였다(요 3:16). 그런데 이 본문에 와서 야고보 사도는 세상과 벗되는 것이 하나님과 원수 되는 것이라고 말씀한다. 그러면 두 구절은 서로 모순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여기 세상과 하나님이 사랑하신 세상은 서로 다른 것인가? 또 이 본문에서 간음하는 여자들이여 했는데 왜 여자들이란 말을 했는가? 이 말 속에 남자는 제외되는가? 마지막 문제부터 생각해 보기로 하자. 간음하는 여자들이여란 말은 그 말 자체에 문제가 있다. 7계명을 범할 경우 당사자는 여자만 아니라 남자도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여기서는 여자들이여 했는가? 그 해답으로 첫째, 야고보는 문자적으로 교회의 결혼 서약에 성실하지 못한 여인들에게 그의 주의를 기울였다고 한다.1) 둘째로, 그러나 문맥상 그렇다고 할만한 이유가 없다. 흠정역(KJV)에서는 간음하는 남자와 여자로 번역하였고 새국제역(NIV)에서는 너희 간음하는 사람들로 번역되였다. 또 20세기 신약(TCNT)에서는 불성실한 백성으로 번역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말을 문자적이기보다 비유적인 표현으로 이해해야 한다. 구약성경에서 이 말은 하나님께 대한 불성실함으로 쓰여 모든 죄와 배교를 간음으로 말씀하였다(호 2:9, 19, 20; 9:1; 출 34:15). 그런데 이런 불성실에 대한 배경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택하셔서 당신과 계약 관계를 맺으시고 그 계약 관계를 결혼의 상징적 표현으로 쓰신 데서 비롯하였다(사 54:1-6; 렘 2:22). 이런 맥락에서 다른 신을 섬긴 것은 간음으로 간주하였다(렘 3:20).2) 그리고 이 결혼에 대한 비유는 이스라엘을 음란한 세대로 고발하심으로 예수님께서 이어 받으신 셈이다(마 12:39; 16:4; 막 8:38). 그 밖에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교회를 말씀했는데(고후 11:1, 2; 엡 5:22; 계 19:7; 21:9), 이 구절에서 야고보에 의해서는 이스라엘과 새로운 계약의 관계로 쓰였다. 그러므로 여기서 간음하는 여인들은 우상 숭배의 비유이며 거짓 신은 이 세상이라고 할 수 있다.3) 다음으로 여기서 세상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성경에서 세상이란 말은 포괄적인 말이다.
1. 인류(요 3:16), 우주(롬 1:20),지구(마 4:8) 등으로 쓰였다. 2. 그러나 여기서는 하나님께로부터 떨어져 나간 세상 사람이나 세상 것들이요, 하나님의 뜻에 반대되는 원리들에 의해 조절되는 세상, 하나님의 영 광에 대해서보다 다른 목적에 헌신하는 세상을 가리킨다.4) 3. 비슷한 견해이긴 하지만 간략하게 정의해서 하나님 없이 조직된 인류의 전 체제(그 제도, 구조, 가치 그리고 그 이상의 것)를 말한다.
이렇게 볼 때 여기서 세상은 하나님이 사랑하신 세상은 아니다. 데마가 사랑해서 그의 사역을 떠난 세상이요(딤후 4:10) 요한 서신에 정의한대로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그리고 이생의 자랑의 세상이요 죄악의 세상이다. 이런 세상은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사랑하실 수 없으시다. 그러므로 세상을 사랑하셨다는 말씀과 모순되지 않는다. 이제 마지막으로 그러면 세상과 벗되는 것이 왜 하나님과 원수가 되는가? 개략적으로 이 문제는 이미 해답이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먼저 세상과 친구된다는 말이 무엇인가? 홀트(Hort)는 삶의 이교적 표준에 따르는 것으로 정의하였다.5) 맨톤(T. Manton)은 세상을 즐기는 것으로 보고 이때 그 삯은 하늘을 대적하는 싸움이요 만주의 주님께 도전하는 것이라고 보았다.6) 그 이유는 예수님의 가르침에서도 분명히 보여 주었듯이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나님과 돈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는 것은 그 두 대상 모두가 서로 시기하는 애인들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아내를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겠는가? 그러므로 세상과 벗이 되면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마침내 하나님과 원수가 되고 만다. 사람이 의도적으로 세상으로 돌아가 그 한 부분이 될 때 그는 하나님과 그의 말씀의 교훈의 배척을 의식적으로 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 사람은 그의 원수로서 하나님을 만날 수밖에 없다.7) 그리고 이렇게 세상의 친구가 되기를 결심한 자는 하나님의 원수가 되는데 그 이유는 하나님이 그를 미워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하나님을 미워하기 때문이다.8)
주 1. Douglas J. Moo, James, pp.144-145 2. Ibid., 3. James Adamson, The Epistle of James, p.170 4. Curtis Vaughan, A Study Guide James, p.86 5. James Adamson, Op. cit 6. Curtis Vaughan, Op. cit., p.87 7. Simon J, Kistemaker, James and I-III John(Grand Rapids: Baker,1986), p.135 8. James Adamson, op.c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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