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오르내림
RevSuh  2008-08-13 21:07:48 hit: 1,985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 위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보리라 하시니라"         (요 1:51)

본문의 문제는 본문 자체의 해석에 있다.  예수님의 생애 중에 천사들이 그에게 오르락내리락 한 적이 있었는가?  대답이 그리 수월하지 않다. 그래서 학자들의 해석도 두 가지 입장으로 갈린다.  그 첫째가 문자적인 해석이요, 그 다음이 비유적인 해석이다. 그러면 먼저 문자적인 해석과 그 문제점을 살펴보기로 하자.
  
문자적인 해석의 입장을 취하는 학자들은 예수님의 생애에 본문과 같은 사건이 실제로 있었는데 그것은 예수님의 시험의 때였다고 한다. 예수님이 시험을 다 이기셨을 때 마귀는 떠나가고 천사들이 나와서 수종드니라(마 4:11)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본문은 과거의 사건으로서가 아니라 앞으로 있을 사건으로서 네가 보리라고 하였다.
둘째로, 문자적인 해석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그것이 예수님의 부활 때 있을 사건을 가리켰다고 한다. 실제로 사복음서는 예수님의 빈 무덤에 천사들이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러나 문자적으로 인자 위에 오르락내리락 했는가?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본문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학자들은 이 사건이 예수님의 재림에 대한 언급이라고 한다(Ryle). 예수님께서 재림하실 때 천사들과 함께 오시리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림 때 천사들은 사실상 심판을 위한 예수님의 수종자로 오기 때문에 오르락내리락한다는 본문에는 적합하지 못한 것 같다.
  
그러면 비유적인 입장을 취하는 해석은 어떤 것인가? 요한복음의 저자인 사도 요한은 예수님께서 "나는... 이다"(요 6:35,51; 8:12; 10:7,11; 11:25)의 구절에서 비유적인 표현을 쓰셨음을 보여 주고 있다. 또 이 예언의 말씀과 유사한 구약의 야곱의 환상(창 28:10)은 사실상 아브라함과 이삭의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나타나신 것이요, 그에게 아브라함과 이삭과 맺은 언약을 새롭게 하실 것을 드러내신 사건이었다. 이와도 비슷하게 고대의 유대 주석가 라바(Midrash Rabbah)는 이 구절을 시내 산과 모세와 아론의(하나님의 천사들) 오르락(모세가 하나님께 올라감) 내리락(모세가 산에서 내려 옴)한 것과 연관시켰다.1)  이런 점에서 본문은 하나님의 계시나 그리스도에 대한 계시를 가리킨다고 해석되었다.
  
같은 입장으로 박윤선 목사는 본문은 신약 계시의 열림을 가리킨다고 보고, 예수 그리스도밖에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바로 전할 중보자가 없다고 하였다.2)  핸드릭슨(W. Hendriksen)도 야곱의 꿈의 환상이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음을 나다나엘에게 보여 주시려는 것이었다고 해석하였다.
  
예수님은 그의 희생으로 하나님께 인간을 화해하실 유일한 분이시요,3) 같은 맥락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중보자의 모형이 되신다.4)
  
렌스키(Lenski)는 네가 보리라는 말씀을 그의(예수) 영광을 보리란 말씀으로 보고 예수님의 초자연적 지식이 그 후에 곧바로 있을 가나 혼인 잔치의 기적으로 시작하여 그의 초자연적 역사로 더해질 것을 가리킨다고 보았다.5)  여기서 하늘은 한 번 열려진 상태로 지속되며 예수님의 기적적인 역사는 계속하여 그를 통해서 나타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모리스(Leon Morris)도 야곱의 사다리는 인자라고 보고(Calvin도 같음) 예수님 자신이 하늘과 땅 사이를 연결하신다고 하였다(3:13).  그가 하늘의 실재들을 땅으로 가져오실 것인데 나다나엘은 그것을 보게 될 것이다.  예수님은 하늘의 것 즉 이 복음을 통해서 발전된 사상을 사람들에게 계시하실 것이다. 그래서 인자는 하나님의 계시자시다.
  
스트라한(Strachan)도 하늘이 넓게 열렸고 천사가 오르락내리락 한 것은 온전한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을 상징하는데 지금 인자 안에서 사람을 위해 가능하다고 하였다.
  
이런 사실은 요한복음 1장에서 나타나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더 분명해 진다. 그 예를 들면 로고스(1절), 하나님(1절), 사람의 빛(4절), 참 빛(9절) 아버지에게서 낳은 독자(14절), 세례 요한 보다 크신 이(15,27,30절), 예수 그리스도(17절), 하나님의 독생자(아들 18절), 주(23절), 하나님의 어린양(29,36절), 성령으로 세례 받으신 이(33절), 하나님의 택자(34절), 하나님의 아들(49절), 랍비(38,49절), 메시아(41절), 모세와 선지자들이 글로 쓰신 분(45절), 이스라엘의 왕(49절)인데, 여기서 사도 요한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보여 주려고 하였다.6)
  
그러므로 이 말씀은 제자들이 그의 사역 중에 인자의 영광을 보게 될 것을 가리키며 나다나엘에게 그 사실을 약속하심으로 응답하신 것이다. 역시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16:64에서 그가 메시아이신지를 물은 대제사장에게 인자의 환상에 대한 약속으로 대답하셨는데 그 구절은 본문이 그 시발 병행 구절임을 지적해 준다.7)

그러므로 우리는 이렇게 결론지을 수 있다. 하나님을 알 수 있는 지식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말씀(계시)을 떠나서는 불가능하며, 하나님께 가는 길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밖에는 없다(요 14:6) 아들이 있는 자에게만 아버지도 계신다.

   주
   1. Robert H. Stein, Difficult Passage in the Gospel, p.117
   2. 박윤선, 요한복음, p.86
   3. W. Hendriksen, The Gospel of John(Banner, 1961), p.111
   4. Joseph H. Mayfield, John, Beacon Bible Commentary, Vol. 6(Kansas City: Beacon, 1965), p.42
   5. R.C.H. Lenski, St. John's Gospel, p.175
   6. Leon Morris, The Gospel According to John(Grand Rapids: Eerdmans, 1984), p.171
   7. Raymond E. Brown, John I-XII(New York: Doubleday, 1966), p.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