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왼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저주받은 자들아 나를 떠나 마귀와 그 사자들을 위하여 예비된 영원한 불에 들어가라" (마 25:41)
예수님은 일반적으로 온유하시고 겸손하신 분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본문에서 예수님은 엄격하고 무서운 심판주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본문이 최후 심판 때에 있을 장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천국을 상속하는 것(34절)과 지옥(41절)에 가는 것이 마치도 행위에 따라서 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본문은 믿음에 의한 구원과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가? 정말 천국은 기대했던 사람들은 제외되고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가게 되는 것인가? 우리는 적어도 아래 세 가지 사실을 염두에 두고 본문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1. 이 본문은 천국을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이 천국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염소로 자처했던 사람이 천국에 들어가는 놀라움을 기 대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그들이 어떻게 예수님을 대우했는가에 그들의 운명이 결정되었다. 2. 행위로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 아니다. 사실상 천국에 들어 갈 것으로 자처했던 사람들은 바리새인처럼 보이는 선행에 주력했을 것이다. 3. 이 비유는 외식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시키려는 시금석을 소개해 준다고 하겠다. 형식과 외식에 빠진 신자는 사실상 온전히 의로워진 신자는 아닐 것이요, 이런 신자는 천국에 대한 기대와 상관없이 실망하게 될 것이다.1)
이제 본문으로 돌아가 보자. 본문은 최후심판 때 사람들이 정죄되는 것은 그들이 악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형제에게 선을 행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심판 때 예수님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특히 신자)에게 하고, 하지 않는 것이 바로 예수님에게 대한 것과 같다고 간주하신다. 바울은 이 사실을 그의 개종 체험을 통해서 배웠다. 그가 예수 믿는 사람들을 핍박했을 때 하늘에서 소리가 있기를 “나는 예수라 네가 왜 나를 핍박하느냐”고 하셨다(행 9:4-5). 예수님은 세상에 계실 때 그의 청중들에게 말씀을 듣기만 하는 자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선(말씀)을 행하라고 가르치셨다. 그는 특별히 가난한 자, 배고픈 자, 나그네, 헐벗은 자, 병든 자, 갇힌 자에게 대한 책임을 강조하셨다. 그들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곧 주님께 대한 것이라 보셨다. 이런 점에서 예수님은 여리고로 내려가다 강도 만난 사람에 대한 제사장과 레위인의 행동이나, 거지 나사로에 대한 부자의 반응을 정죄하셨다. 여기서 예수님이 강조하시는 것은 남을 해롭게 하지 않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유익하게 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심판 때 신자는 악한 일을 한 것으로서가 아니라 선한 일을 하지 않은 것으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면 심판 받은 악한 자들이 가게 될 지옥은 어떤 곳인가? 지옥에 관해서 본문은 적어도 네 가지로 가르치고 있다.
1. 지옥은 분리를 의미한다. 나를 떠나라고 하였다. 이 말은 복 받은 자들아 내게로 오라는 말과 대조적이다. 하나님과 어린양의 임재에서 떠나는 것을 가리킨다(24:46; 8:12; 25:10-13; 계 22:15; 계 9:1; 11:7; 17:8; 20:1, 3). 2. 지옥은 교제와 연합을 의미한다. 악한 자들은 그들을 위해서 영원한 불이 예비된 마귀와 그 사자와 영원히 함께 살게 될 것이다. 3. 지옥은 불과 화염의 장소이다(사 33:14; 66:24; 마 3:12; 5:22; 13:40; 막 9:43-48; 눅 3:17; 16:19-31; 유 7:; 계 14:10; 19:20; 20:10, 14; 21:8). 4. 지옥은 어두움이 있는 곳이다(8:12; 22:13). 악령들이 어두움 속에 영원히 사슬에 매여 갇혀 있는 곳이다(유 6:13).
만일 지옥이 앞의 주장대로 하나님을 떠난 장소라면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신다는 사실과 모순 되지 않는가? 이에 대해 핸드릭슨은 하나님은 어디나 계시나 사랑의 임재로서 어디나 계시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또 지옥이 만일 불과 불꽃이 타는 곳이라면 어떻게 어두움이 있을 수 있는가? 그것은 어두운 방에서도 불에 화상을 입을 수가 있다고 하였다.2)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일 수 있다면 지옥의 상태는 영원한 것이다. 영원히 지속되든지 그렇지 않으면 오는 시대에 속한 것이다.3) 그리고 극단적인 고통이 있는 곳이다.4) 사실 지옥에 불이 타고 있다면 그 불은 전깃불처럼 환한 불빛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천국과 지옥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세상 어디에도 그런 곳은 없으며 이 세상에 살면서 완전히 체험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천국에 갔다 왔다, 지옥에 갔다 왔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나 그들의 증언은 지극히 주관적인 체험이기 때문에 완전히 신임할 수 있는 것이 못 된다. 지금은 다 거울로 보는 것 같고 수건을 쓰고 보는 것 같을 뿐이다(고후 3:10 ,18). 그 날(주님이 오시는 날)에 가서야 우리는 천국과 지옥을 실제의 천국과 지옥으로 분명하게 보게 될 것이다.
주 1. D.A. Carson, Matthew(E.B.C. Vol. 8), p.522 2. W. Hendriksen, The Gospel of Matthew. p.890 3. R.T. France, Matthew, p.358 4. D. Dickson, Matthew, p.3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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