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노예제도를 찬성했는가?
RevSuh  2008-08-16 17:49:05 hit: 2,384

    "이로써 네 믿음의 교제가 우리 가운데 있는 선을 알게 하고 그리스도께 미치도록 역사하느니라"     (몬 6절)

노예제도는 1세기에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그 제도가 유대, 로마, 헬라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로 관습처럼 시행되어 왔다.
  
심지어 미국의 경우는 영국의 식민지에서만 아니라 독립 이후에도 오랫동안 노예 소유가 합법화되어 있었고 교회 안에서도 그 제도의 찬반 논쟁으로 대부분의 교단이 분열하는 결과를 가져오기까지 했다. 물론 노예제도는 농업이 주된 생업이었던 남부 지방에서 더 호감을 갖게 되었으나 북부에서는 노예 매매로 돈을 벌었다.  따라서 노예의 소유로 이익을 보았던 사람들은 노예제도를 성경이 인정하는 합법적인 것이라고까지 주장하였다. 이 제도의 모순과 문제점들이 드러나면서 교단마다 이 제도의 즉각 폐지와 점진적인 폐지로 논쟁이 그치지 않았다. 마침내 링컨 대통령의 해방선언으로(1683) 폐지가 현실화되면서 14차와 15차 개정헌법(1868-1870)에 의해 그 효력을 발생하게 되었다.1)
  
여기서 바울은 상존하던 노예제도를 폐지시키려고 하지 않았다. 다만 그 안에서 종과 주인 모두에게 적절한 책임과 의무를 일깨워 주었다. 종은 주인에게 복종하고(엡 6:5; 골 3:22-24) 주인은 그들의 노예에게 공정하게 대할 것을 권했다(골 4:1; 벧전 2:18-20).
  
따라서 바울은 해방을 지지한 것처럼 보이지만(비교, 고전 7:21; 몬 21) 그는 분명하게 노예들의 해방에 대해서보다는 영적인 자유에 더 관심이 컸다. 그는 믿는 신자는 그리스도의 자유인이요 믿는 자유인은 그리스도의 노예라고 하였다(고전 7:22).2)  바울은 하나님의 방법은 영적인 공급과 교육 그리고 양심을 민감하게 하시는 과정을 통해서 이 문제를 다루신다는 것이 바울의 교훈이었다(Derek Kidner).
  
그러나 노예제도는 사악한 제도이며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성경 전체의 교훈으로 분명하다.
가이슬러(N. Geisler)는 그 이유로,

   1. 만인이 하나님의 형상을 지녔다(창 1:27). 노예나 자유인이나 모두 하나님의 소생이다(창 17:29).
   2. 구약에서 율법도 노예는 마침내 자유하도록 했으며(출 21:2; 레 25:40) 존중하여 다루라고 하였다(출 21:20, 26).
   3. 이스라엘도 애굽의 노예였고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종되었던 때를 기억하라고 하셨다(신 5:15).
   4. 신약에서 바울은 만인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라 하였다(갈 3:28). 만인이 하나님 앞에서 동등하다.
   5. 신약은 이 세상의 악한 체제를 금하셨다(계 18:13).3)

따라서 성경은 노예제도를 인정했으나 찬성한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노예나 자유인을 하나로 묶음으로 그런 사회적인 제도나 계급을 중요하게 보지 않았다.

노예제도가 후대에 와서 긴 과정을 통해 사라지게 된 것은 하나님의 뜻이었고 섭리였다. 미국이나 영국에서 노예제도 폐지운동의 기수는 모두 복음적인 신앙인들이었다.
  
   주
   1. R.K. Harrison, Encyclopedia of Biblical & Christian Ethics(Nashville: Thomas Nelson, 1992),  p.386
   2. J. Carl Laney, Answers to Tough Questions, pp.278-279
   3. Norman Geisler and Thomas Howe, When Critics Ask(Victor Books, 1992), pp.509-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