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큰 이적이 보이니 해를 입은 한 여자가 있는데 그 발 아래는 달이 있고 그 머리에는 열두 별의 면류관을 썼더라 이 여자가 아이를 배어 해산하게 되매 아파서 애써 부르짖더라 하늘에 또 다른 이적이 보이니 보라 한 큰 붉은 용이 있어 머리가 일곱이요 뿔이 열이라 그 여러 머리에 일곱 면류관이 있는데 그 꼬리가 하늘 별 삼분의 일을 끌어다가 땅에 던지더라" (계 12:1-3)
이 본문에서 우리는 희랍의 신화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진다. 도대체 이 여인은 누구며 이 용은 무엇인가? 우리가 어떻게 이런 형상들을 설명할 수 있는가? 사도 요한은 어디서 이런 상징을 빌어 왔는가? 본문과 유사한 이야기는 고대 세계에서 차기 왕을 계승할 왕자의 출생을 저지하기 위해 출생 전의 왕자를 죽이려는 간신들의 음모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극적으로 왕자는 위기에서 구출되어 숨겨져서 왕좌를 찬탈한 자들을 죽이고 나라를 다시 빼앗기에 충분할 나이까지 자란다. 헬라의 신화에 아폴로의 출생도 본문과 너무도 유사하다. 애굽에서도 호루스의 잉태한 어머니 이시스를 붉은 용이 추격하나 그 아이가 자라서 그 용을 죽인다. 이런 이야기가 제1세기 요한과 그의 독자에게 잘 알려져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요한이 이교적인 우상 숭배를 그렇게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그들의 신화적 이야기를 도입했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또 어떤 이들은 창세기 37:9-11에 요셉의 꿈에 나타난 해와 달과 11별의 환상과 연관시킨다. 요셉의 아버지 야곱과 어머니 라헬(해와 달)이 그의 열한 형제(별들)와 함께 요셉에게 절하였다. 해와 달과 12별은 두 이야기에서 합치되나 다른 상세한 내용은 아주 다르다. 예를 들어 요한의 설명에 중심이 되는 그 여자와 그 아이가 요셉의 꿈에서는 온전히 빠져 있다. 그러므로 창세기의 자료를 가지고 본문을 설명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그 밖에 본문과 주후 83년경 황제 도미시안(Domitian)의 활동과를 동일시하는 견해가 있다. 그의 10살 난 아들이 죽은 후에 도미시안은 곧 그 소년을 신이요 그의 어머니는 신의 어머니라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당시 쓰던 동전에는 도미시안의 아들을 하늘의 주요 세상의 구주로 영화시켰는데 요한계시록 12장은 예수 그리스도를 철장을 가지고 만국을 다스릴 자로 하늘과 땅의 주로 소개하였다. 그러나 유사성은 우연이라고 보아야 한다(Merrill F. Tenney).1) 본문은 제1세기에 있었던 어떤 사건이나 신화에서 빌어온 것이 아니다. 그 기원이 신적이요 요한이 하나님께로부터 직접 받은 계시였다. 먼저 여기 여자는 누구를 가리키는가?
아래 네 가지 해석이 있다. 1. 이 여자는 악자의 박해의 희생자로 성도들의 교회, 의로운 회중을 상징하며 역시 메시아의 구속사역과 연관시켜 생각한다. 구약에서 메시아의 출 생은 메시야적 공동체를 통해서요(사 9:6-7; 미 5:2) 그 메시아의 공동체는 고통 당하는 공동체였다(사 26:17; 66:7). 또 여자는 자주 이스라엘, 시온 혹은 예루살렘과 연관되었다(사 54:1-6; 렘 3:20; 겔 16:8-14; 호 2:19-202). 2. 구체적으로 이 여인은 마리아일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 견해는 이 여인을 박해하는 용이 사단이요 17절에 가서 여인의 후손이 박해를 받는 것이 중심 주제임을 감안할 때 한 개인이 될 수 없다. 3. 이 여인은 유대 백성이요 이스라엘 민족이라고 한다.2) 이 여인이 남자아이를 혹은 메시아를 낳고(5절) 또 12별이 유대의 12지파를(창 37:9-11) 언급한다는 사실이 이 해석을 지지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설의 문제점은 사단 이스라엘 중에서 믿는 자만이 아니라 전체를 다 핍박한다는 모순 을 피할 수 없다. 사단의 목표는 믿는 자의 공동체이지 결코 불신자가 아니다. 4. 이 여자는 믿는 계약적 메시아 공동체다. 이 그룹은 세례요한의 사역 아래서 큰 유대 공동체에서 분리 되어 주님을 위해 준비된 백성이며(막 1:2- 3) 후에 교회 즉 유대인과 이방인으로 구성된 새이스라엘의 새로운 공동체로 합류되었다.3) 그러므로 참 이스라엘, 하나님의 백성, 교회를 가리 킨다고 하겠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이 여인이 메시아를 낳았지만 본 장의 후에 여자는 신앙 때문에 박해받은 교회이기 때문이다.4)
다음으로 이 여자의 모습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이 여자는 해를 입고 달을 밟았을 뿐 아니라 열두 별의 면류관을 쓰고 있었다. 이것은 한마디로 하면 이 여자의 영광과 엄위를 가리킨다.5) 또 이런 모습은 교회의 제사장직 기능을 가리켰을 것이다(벧전 2:5, 9). 그 밖에 신약과 초대 기독교 문서에서도 교회를 여인으로 보고 있다(고후 11:2; 엡 5:25-29, 32; 요이 1, 5절; 요삼 9절; Hermas 5:1, 1-11).6) 마지막으로 용은 무엇을 가리켰는가? 여기 용은 붉은 용으로 7머리에 열 개의 뿔이 있다. 이 괴물에 대해 요한은 옛 뱀이요 마귀요 사단이라 하였다(계 12:9; 20:2). 비유적으로 구약에서 용은 이스라엘의 원수였다. 시편 74:14에서 리바이어단은 애굽이요, 이사야 27:1에서는 앗수르와 바벨론이었다. 그밖에 바로는 물에 누워 있는 큰 용으로 말씀한다(겔 29:3). 이 용의 색이 붉은 것은 사단의 살인적 특성을 드러낸다. 예수님께서 유대인들을 향해서 너희는 너희 아비 마귀에게서 낳다 하셨는데 그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라고 설명하셨다(요 8:44). 여기 7개의 머리는 이 용의 세력의 보편성을 가리킨다. 또 10개의 뿔은 다니엘7장의 큰 철 이에 10개의 뿔을 가진 무섭고 힘있는 짐승을 연상하게 하며 그의 파괴적인 능력을 가리킨다. 이 사단은 왕 중의 왕이시요 만주의 주되신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왕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본다.7) 그의 머리에 쓴 면류관들은 왕권에 대한 충만을 가리킬 것이다. 사단은 이렇게 그리스도와 그의 백성을 대적하며 큰 세력을 과시하면서 공격해 오나 그의 하늘에서의 전쟁이나 지상에서의 싸움은 다 실패하고 만다. 사단은 이미 패배한 원수다. 우리의 이 영적 전쟁은 우리 자신의 힘이나 지혜로가 아니라 어린양의 피를 신뢰하며 그를 믿는 신앙을 공적으로 고백함으로써 이길 수 있다. 하나님께 대한 헌신과 그리스도의 구속 그리고 공적으로 신앙의 고백에 충실하면 죽음에서까지도 신앙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8)
주 1. Alan F. Johnson, Revelation(E.B.C. Vol. 12), pp.512-513 2. John F. Walvoord, The Revelation of Jesus Christ, p.188 3. Alan F. Johnson, Op. cit., p.514 4. Leon Morris, Revelation, p.153 5. George E. Ladd, A Commentary on the Revelation, p.168 6. Alan F. Johnson, Ibid., 7. Robert H. Mounce, The Book of Revelation, pp.237-238 8. Peter H. Davids, More Hard Sayings of the New Testament, p.2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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