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왕을 세워 달라는 요구를 정죄하셨나?
RevSuh  2008-07-30 22:17:00 hit: 2,198

     "그에게 이르되 보소서 당신은 늙고 당신의 아들들은 당신의 행위를 따르지 아니하니 열방과 같이
     우리에게 왕을 세워 우리를 다스리게 하소서 한지라"  (삼상 8:5)

하나님의 원래 계획은 이스라엘을 위해 왕을 세워 다스리는 것이었다.  창세기 49:10에 홀이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치리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시기를 실로가 오시기까지 미치리니 그에게 모든 백성이 복종하리라 하였다.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야곱을 통해 그의 아들들에게 주실 장래 축복을 약속한 내용의 일 절이다.  이렇게 유다 지파에서 이스라엘을 다스릴 왕이 나오게 하겠다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다.
  
그러나 사무엘상 8장에 와서 실제로 그 백성이 왕을 요구하자 사무엘은 물론 하나님께서도 달가워하시지 않으셨을 뿐 아니라 차라리 하나님께 대한 배반의 행위로 정죄하셨다. 그렇다면 이 말씀은 약속과 다른 모순이 아닌가?  이에 대해서 벨하우젠(Wellhausen)같은 학자는 본문의 자료를 둘로 구분한다.  예컨대 자료 A는 삼상 9:1-10:16, 11:1-11로 왕을 선호하는 구절인데 비해 자료 B는 삼상 8:1-22, 10:17-27로 하나님께로부터 배척받는 왕에 대한 자료라고 한다.  그 주장은 더나가서 왕을 세우는 의식을 행한 장소도 각각 달랐다는 것이다(길갈, 삼상 11:15, 미스바 삼하 10:17).  또 사울은 사무엘상 8:4에서 온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인식된 반면 사울과 그의 종들은 다만 그의 존재에 대한 막연한 인식이 있었을 뿐이었다는 것이다 (삼상 9:6-10)⑴.  그러나 우리는 본문의 자료가 둘 이여서 편집에 혼란이 있었을 것이라는 어떤 이론도 정당하게 보지 않으며 그것이 본문의 바른 해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 왜 하나님께서 왕을 구하는 이스라엘을 정죄하셨는가?
본문은 사사요 제사장이었던 사무엘이 나이가 많아 그의 두 아들들을 그의 대신 사사로 세웠을 때 장로들이 그에게 와서 한 요구였다.  여기 장로들은 사무엘의 두 아들 요엘과 아비야가 부패했으며 공의를 위해 백성의 공복으로 일하는 대신 자신들의 배만 채우고 있으므로 사사로서 자격이 없다고 보았다.  그러니 다른 왕을 세워 그들을 다스리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사무엘이 이 요구를 싫어해서 하나님께 기도하였다.  하나님께서도 왕을 구하는 그 백성의 요구를 싫어하셨으나 그럼에도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라고 하셨다.  다만 그들이 인간 왕을 세울  경우 알아야 할 왕의 제도와 책임 그리고 문제점을 교훈 하라고 하셨다.
  
그러면 여기서 사무엘이 왕을 싫어 한 이유가 무엇인가?  그의 두 아들들이 사사가 된 것을 백성이 원하지 않아서였는가?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사무엘 자신도 그의 두 아들들이 부족한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무엇이 그를 주저하게 만들었는가?   5절이 그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백성이 그에게 와서 열방과 같이 우리에게 왕을 세워 우리를 다스리게 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따라서 일반적인 왕직을 싫어한 것이 아니라 이방의 다른 나라와 같은 왕을 구한데 반대한 것이다(WEISER)⑵.
  
저들이 왕을 구한 것은 하나님이 직접 저들을 다스리시는 것을 원치 않았고 이교적인 이웃나라의 정부 형태를 따라가겠다는 것이었다.  저들의 이 요구는 하나님께서 모세 아래서 그들에게 주신 거룩하고 완전한 제도로 살아가기보다 세상의 제도에 따라 살아가겠다는 것이었다.  저들은 하나님의 법은 부적합한 것으로 접어놓고 그들의 필요를 위해서 우상 숭배의 이교도와 발을 맞춰 보려고 하였다.  저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세상에서 불러내신 것을 깨닫고 세상을 따르지 말며 모든 이방 세계 앞에서 경건의 증거로써 하나님과 언약의 교제에 들어와야만 했다.  그러나 저들은 그 모두를 원치 않았다.  이렇게 해서 저들은 하나님이 허용하신 인간 왕을 구하면서 크게 보면 두 가지 점에서 잘못하였다.  
  
첫째로, 그들은 잘못된 동기에서 왕을 구했다.  그들은 하나님 대신에 사람이 그들을 다스려 죽기를 바랐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보호하시고 인도해 주시는 사실을 잊고 말았다( 삼상 10:19).  
  
둘째로, 그들은 인간 왕을 택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알지 못하였다.  따라서 사무엘로 하여금 왕을 택하라고 요구하였다.  그러나 왕은 하나님이 택하셔야 한다( 신 7:15)⑶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벌써 아브라함을 부르면서부터 네가 큰 민족을 이루겠으며 네게서 왕들이 나올 것이라 하셨고(창 17:6) 그 왕들이 바로 유다 지파에서 나올 것까지 예언하셨음에도 지금 저들의 왕을 요구하는 마음의 상태를 염려하신 것이다.  저들의 마음을 읽으신 하나님께서 그 일을 즐겨하시지 않으셨다.  그럼에도 마침내 허용하시면서 인간 왕을 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짐이 되는지를 경계로 주셨다.
  
인간 왕은 사사와 다르게 많은 것을 백성에게 요구하게 될 것이다.

1. 그 백성은 왕을 위해 병거와 말을 어거하며 그 앞에서 옹위할 자를 세워야 한다. 압살롬과 아비야는 그들이 왕권을 잡으려고 기도했을 때 병거와 마병은 물론이고 그들 앞에서 50명이 달려가게 하였다(삼하 15:1, 왕상 1:5).  또 천부장에서 오십부장까지 다스릴 자를 선택해야 한다.
2. 많은 요리사와 빵 굽는 자가 필요할 것이다.  실제로 솔로몬 왕의 하루의 음식이 얼마나 많았고 고급스러웠는가?  또 얼마나 큰 비용이 들었는가?
(왕상 5:2-3).
3. 왕은 그의 몫의 큰 재산이 필요했고 백성은 세금으로 곡식과 포도원과 양 떼의 1/10을 바쳐야 했다(15, 17절)
4. 그밖에 많은 남녀의 종과 가장 좋은 가축과 나귀와 왕궁 건축이나 성을 쌓는 등의 일에 수많은 사람이 동원되어야 한다. 솔로몬왕 때 3만 명이 동원된 일도 있었다(왕상 9:22).

그러면 백성의 요구로 세운 왕은 어떻게 되었는가?

사울이 그 초대 왕으로 선출되었다. 그는 처음에 매우 겸손했으나 점차 육적이요 완고하고 순종치 않았으며 시기로 인해 그의 말기에는 피에 굶주린 자처럼 통치하였다. 결국 사울 왕은 하나님을 실망시켰고 그 백성도 실망시켰다.  그런데 그럼에도 사울이 첫 이스라엘의 왕이 된 것은 하나님께서 정작 세우시려고 계획하신 유다 지파의 다윗을 세우는데 준비의 역할을 한 것이다. 그래서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로 성실한 신정 정치의 군주요 여호와의 순종하는 종으로 나라를 다스리게 되었다⑷.  인간의 정부는 죄악 세상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 제도는 언제나 죄인인 인간 위정자의 부패와 부정 때문에 원래 하나님이 의도하신 선한 목적을 빗나가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무정부 상태보다는 낫기 때문에 언제나 필요악으로 존재할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주
   1. Joyce G. Baldwin, I & 2 Samuel(Downers Grove: IVP, 1988), p.82
   2. Ralph W. Klein, 1 Samuel(Waco: Word, 1983), p.75
   3. Norman Geisler and Thomas Howe, When Critics Ask(Victor Books, 1992), p.158    
   4. Cf. G. L. Archer, Encyclopedia of Bible Difficulties(Grand Rapids: Zondervan, 1982),  pp.170-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