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라임 산지 라마다임소빔에 에브라임 사람 엘가나라 하는 자가 있으니 그는 여로함의 아들이요 엘리후의 손자요 도후의 증손이요 숩의 현손이더라" (삼상 1:1)
사무엘상 1:1은 엘가나를 에브라임 산지 사람으로 소개하며 그의 가계를 사대까지 추적해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엘가나가 만일 에브라임 지파 사람이었다면 그의 아들 사무엘이 제사장이 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역시 역대상 6:26-27, 34-35에 두 번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가계를 소개해 주고 있는데 거기서 엘가나의 아들 사무엘은 레위 지파 고핫의 후손으로 소개되고 있다. 고핫은 성막과 성전의 음악을 책임진 레위 인들이었다(대상 6:16,22,31-33). 그러면 위의 두 구절의 말씀 중에 어느 것이 맞는가? 한 마디로 두 구절은 다 맞는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그 구절들이 서로 다른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무엘상 1:1에서 사무엘의 아버지가 에브라임 사람이었다는 것은 그의 지파의 기원을 언급한 것이 아니고 그가 살았던 지방에 대한 언급이었다⑴. 그러나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것은 레위 인들은 그들의 재산으로 땅을 상속받지 못했으며 다른 지파의 땅에 흩어져 살았다(수 21:20-22). 더구나 에브라임 산지 라마다임소빔이 레위 인이 살았던 도시라는 특별한 언급이 없다. 여기 라마다임소빔은 다른 곳에서는 라마라고 했다. 그 의미는 고지나 높은 곳 혹은 언덕이란 뜻이다. 그리고 알려진 바로는 예루살렘의 북쪽으로 15마일 상에 위치해 있는 고지였다. 유세비우스(Eugebius)에 따르면 신약 시대의 아리마대 요셉의 고향 아리마데이다⑵. 이 라마는 사무엘의 출생지요(19-20) 거주지요(7:17) 장지였다(25:1).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위에서 지적되었듯이 라마다임소빔이 레위 사람들이 살 지역으로 지명된 곳이 아니라는데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발드윈(Joyce G. Baldwin)은 어떻게 에브라임 사람이 레위 사람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베들레헴은 구약에서 역시 에브랏(창 35:16, 19; 룻 4:11; 미 5:2)으로 불렸으며 에브라임 사람은(Heb, 에브라티) 에브라임의 지파나 베들레헴 사람을 가리킬 수 있다. 그러므로 거기에는 베들레헴의 레위 인들과 에브라임의 언덕 마을 사이에 연관이 있을 것이라 보았다(삿 17:7-12; 19:1-21). 그리고 만일 엘가나가 베들레헴의 어떤 가족과 연관이 있었다면 비록 그 가족이 에브라임에 있는 성소 실로에서 자주 모였을지라도 그의 아들 사무엘은 그의 제사를 드리기 위해 베들레헴으로 돌아갔을 것은 자연스러웠으리라고 보았다(3절)⑶. 그리고 에브라임의 높은 지역에는 레위 사람들이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 아론의 아들을 거기에 장사했기 때문이다(수 24:33). 그러나 여전히 문제가 남게 되는 것은 엘가나가 아론이 아닌 고핫의 자손이라면 그의 아들 사무엘이 레위 인인 것은 분명하나 제사장이 될 수는 없었다. 이런저런 난제로 해서 어떤 학자들은 여기서 주로 언급하려는 것은 사무엘의 출생이 아니라 사울의 출생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McCarter). 그 이유로 20절에 아기의 이름은 사무엘 보다 사울에 부합한다. 또 사울이 그의 후에 경력에서 실로의 엘리 제사장들에 의해 지원을 받았다고 말씀하기 때문이다(삼상 14:3, 18)(Miller and Hayes)⑷. 그러나 이런 주장은 크게 지지 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그것은 역사적 정확성을 위한 화자의 관심에 지나친 의심을 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렇게 결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무엘을 에브라임 사람으로 말씀한 것은 지리적인 언급이었을 뿐 가계적으로 하면 레위 사람이었다. 그가 제사장 아론의 후손은 아니었으나 사무엘은 그의 에브라임 레위 사람 선임자 비느하스같이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낼 수 있었다(참고; 민 31:6; 수 22:13-32; 삿 20:28). 따라서 엘리 제사장은 사무엘이 레위인을 위해 유보된 토라(Torah)의 책임 맡기를 원하였다⑸. 사무엘이 레위 지파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제사장이 될 수 있는 아론의 후손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당시 상황으로 보아 사무엘처럼 제사장으로서 또는 백성을 지도할 사사로서 책임을 맡을 사람은 없었다. 그것은 그가 제사장 엘리 밑에서 제사장의 역할을 다 배웠을 뿐 아니라 제사장이 되는 규례를 초월해서 그가 출생하기 전부터 하나님이 택하신 이스라엘의 지도자였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은 사람들을 쓰실 때 꼭 어떤 규정에 매여서 일하시는 분은 아니시다.
주 1. Ronald F. Young Blood, 1,2, Samuel, E. B. C. Vol.3(Grand Rapids: Zondervan, 1992), p.570 2. John F. Walvoord & Roy B. Zuck, The Bible Knowledge Commentary, Old Testament(Victor Books, 1985), pp.432-433 3. Joyce G. Baldwin, 1 & 2 Samuel(Downer Grove: IVP, 1988), pp.50-51 4. Robert D. Berger, 1,2 Samuel(Nashville: Broadman & Holman, 1996), p.63 5. Ibid., p.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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