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의 말씀이 너희는 올라가지 말라 너희 형제와 싸우지 말고 각기 집으로 돌아가라 이 일이 내게로 말미암아 난 것이라 하셨다 하라 하신지라 저희가 여호와의 말씀을 듣고 돌아가고 여로보암을 치러가지 아니하였더라" (대하 11:4)
솔로몬은 왕이 되면서 하나님께 지혜를 구해 얻었을 뿐 아니라 부왕 다윗의 숙원이었던 성전까지 건축했다. 그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지혜로운 왕으로 부귀와 영화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점차 이방 나라의 공주들을 아내로 맞이하면서 우상숭배에 빠지게 되었으며 지나친 사치와 호화로운 궁궐 건축 등의 공사 때문에 백성들은 심한 노역과 과중한 세금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가 죽고 아들 르호보암이 왕이 되자 백성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개혁을 제의해 왔다. 그러나 르호보암 왕은 어리석게도 백성들의 요구를 외면한 채 더 큰 짐을 지우겠다고 맞섰다. 그 결과 유다와 베냐민 지파를 제외한 10지파가 분리해 나가 북왕국 이스라엘을 세우고 말았다. 그러나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원래의 계획과 뜻은 다윗의 후손에 의한 통일 왕국으로 번창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 와서 남쪽 유다와 북쪽 이스라엘로 나라가 양분되었는데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였다(10:15). 더구나 르호보암이 떨어져 나간 10지파를 회복하기 위해 용사 18만을 모집하고 저들과 싸우려 할 때도 하나님께서는 저들로 싸우러 올라가지 못하게 하셨다(11:1). 그것이 사실이라면 하나님은 모순이 아니신가? 나라가 양분된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다면 그 책임은 하나님께 있는 것이 아닌가?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아래와 같은 몇 가지 해답을 할 수 있다.
1. 하나님께서 10지파의 반역을 인정하셨으나 악의 저자로서나 그 반역의 선동자로서 하신 것은 아니었다. 다만 다윗의 가문에 속한 자로서 그의 길을 가기를 거부한 자를 징계하시는 분으로서 하셨을 뿐이다. 솔로몬은 이방 아내들을 취함으로 하나님의 뜻과 율법을 조롱하였다. 이런 아내들이 차례로 그를 하나님께로부터 돌아서게 만들었으며 그를 하나님의 진노에 드러나게 하였다. 그뿐 만이 아니었다. 르호보암은 다윗의 집의 범죄를 더할 뿐이었다. 그는 충신들의 조언을 거부했으며 부왕의 실정을 보고 백성들의 불평을 들었음에도 개혁의 제의를 거부하였다. 이렇게 볼 때 나라가 남과 북으로 양분된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1).
2.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왕으로 다윗 왕조를 지정하셨다(대상 17:14).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후계자는 다윗 왕처럼 하나님 아래서 왕과 백성이 서로간에 의무를 인식하는 계약에 의해서 기름을 부음으로 왕이 되었다(대상 11:3)(2). 그러므로 르호보암은 다만 입헌적인 왕으로서만 다스릴 수 있었으며 그는 하나님 아래에서(대상 28:5) 백성의 종이었다(7절)(3).
이렇게 볼 때 르호보암은 하나님 앞에서 백성들과의 상호 책임을 져야 할 의무의 계약에서 실패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런 맥락에서 나라의 분열은 사실상 하나님의 계획에 있었다기 보다는 그의 실패와 죄에 있었다. 그는 분열해 나간 10지파를 다스릴 왕이 될 수 없었다. 성경에는 이렇게 가끔 사람의 자유와 하나님의 주권이 반대되는 것처럼 보이는 구절들이 있는데 특별히 역대기서에서 두드러진다. 성경 저자들은 언제나 제이의 원인을 지적하는데 시간을 쓰지 않았다. 성경 저자들은 하나님이 허용하신 것에 대해서는 하나님이 궁극적으로 책임을 지시기 때문에 직접 그가 하신 것으로 말씀하였다. 따라서 크게 보면 모든 사건이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기 때문에 하나님이 하신 것으로 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런 사건들에 대해 하나님이 책임이 없으신 것은 그 사건이 그들의 죄에 기인되었기 때문이다. 먼저 남왕조를 징계하신 하나님께서 북왕조가 하나님을 떠나 우상숭배에 빠졌을 때 저들도 벌하셨으며 그들을 따라갔던 제사장과 레위 인들은 여로보암이 제사장직을 거부하는 바람에 그 곳에 전토를 버리고 남쪽 유다로 되돌아오게 되었다. 하나님은 어느 시대나 인간 왕들의 배후에서 공의로 세상을 다스리시는 왕 중의 왕이시다.
주 1. Walter C. Kaiser, Jr. Hard Sayings of the New Testament(Downers Grove: IVP, 1988), p.134 2. J. Barton Payne, 1,2 Chronicles(Grand Rapids: Zondervan, 1988), p.374 3. Ibid., p.4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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