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가 많으면 번뇌도 많으니 지식을 더하는 자는 근심을 더하느니라" (전 1:18)
이 본문은 지혜가 많으면 번뇌도 많고 지식을 더하면 근심이나 걱정을 더하게 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지혜는 사람을 불행하게 한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잠언에서는 지혜를 발견하고 지식을 더하는 자가 행복하다고 하였다(잠 3:13). 이렇게 보면, 두 구절이 모순인데 어느 것이 옳은가? 지혜는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불행하게 하는가? 먼저 이 본문의 뜻부터 알아보고 문제를 풀어 보자. 사람이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으면서 세상의 지혜만 많이 소유한 자는 교만함으로(고전 8:1) 그 심령에 평안이 없다. 그뿐 아니라 사람이 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거기 비례하여 자기의 무지를 발견하게 된다. 따라서 그에게는 번뇌도 많아진다(1). 실제로 지식을 더하는 자는 더 갈망하게 된다(Moffatt). 이런 맥락에서 보면 지식이나 지혜를 더하는 것은 만족 대신 불만족을 가져다 줄 뿐이다. 사람이 지식을 더하면 그가 아는 것에서 더 큰 차이를 발견하게 되며 그의 이런 발전으로 그는 덜 만족하게 된다(2). 우리가 인생에 대한 탐구로 그 지식이 더해질 때 우리는 인생의 불완전함, 한계, 무능으로 인해서 좌절하게 되기 쉽다. 따라서 우리는 인생이나 우주에 대해 잘 모를 때 보다 더 많이 알게 될 때 마음의 평안이 흔들리게 된다. 그러므로 솔로몬은 여기 와서 철학적 관점에서부터 쾌락의 삶에 대한 이상을 조사하였고 소위 우리가 쾌락주의(Epieureanism)로 부르는 것이 불만족하게 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3). 그러면 지혜와 지식은 행복을 가져오는가? 그렇지 않으면 불행을 가져오는지를 알아보자. 이 문제는 어떤 목적을 위해서 지혜나 지식을 추구하는가에 달려 있다. 전도서에서 솔로몬은 해 아래서 지혜를 추구하고 있다(참고, 1:3). 다시 말해서 행복의 원천으로서 하나님을 떠난 지혜이다. 따라서 이런 노력은 바람을 잡으려는 것 같아서 헛된 것이다(1:14). 그러나 만일 지혜가 하나님을 경외하는데 근거한 견해라면(잠 1:7) 참된 행복을 얻는 방편이다(4). 그러니까 여기 전도서에서 말하고 있는 이 지혜나 지식은 해 아래서 한정된 하나님을 떠난 지혜나 지식을 말씀한 것이다. 이런 제한된 인간의 지혜나 지식으로 인생의 문제를 풀어보려는 시도는 사실상 문제를 확대시킬 뿐이다(18절)(5). 우주의 비밀을 가지고 씨름하는 자나 그것을 이해하려는 어떤 시도를 포기한 자나 모두 좌절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17절). 그리고 이렇게 좌절하게 되는 이유는 그들이 전적으로 그들 자신의 위대한 지혜와 더해진 지식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기 지혜의 스승은 그의 사고가 하늘 아래 땅에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좌절하고 있다(13절)(6). 진정한 지혜는 우리를 행복으로 인도해 준다. 이런 지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으로 하나님께 순종함으로 의와 평강의 성공적인 삶을 가능케 해 준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지혜나 지식은 쉽게 우리를 교만하게 하며(고전 8:1) 지혜자와 배운 자는 하나님께서 그들을 참된 겸손에서 지켜 주시기를 구하는 것이 더 크게 요구된다는 사실이다(7). 따라서 잠언의 말씀(잠 3:13)과 여기 본문(전 1:18)은 결코 모순되지 않는다.
주 1. 박윤선, 욥기, 전도서, 아가서(서울: 영음사, 1974), p.405 2. Beacon Bible Commentary, Vol.3(Kansas City: Beacon, 1967), p.555 3. Duane A. Garrett, Proverbs, Ecclesiastes, Song of Songs(Nashville: Broadman, Press, 1993), p.270 4. Norman Geisler and Thomas Howe, When Critics Ask(Victor Books, 1992), p.255 5. Michael A. Eaton, Ecclesiastes(Downers Grove: IVP, 1983), p.64 6. J. Stafford Wright, Ecclesiastes, E. B. C. Vol.5(Grand Rapids: Zondervan, 1991), p.1155 7. John Peter Lange, Ecclesiastes(Grand Rapids: Zondervan), p.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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