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가 영감된 하나님의 말씀인지를 의문시하는 학자들은 그 내용이 비관주의적이요 회의적이라는데 있다. 예를 들면 “헛된 생명의 모든 날을 그림자같이 보내는 일평생에 사람에게 무엇이 낙인지 누가 알며 그 신 후에 해 아래서 무슨 일이 있을 것을 누가 능히 그에게 고하리요”(6:12) 또 지나치게 의인도 지혜자도 되지 말라고 한다(7:15-16). 더 나아가서 해 아래서 모든 수고가 무익하며(1:10-11) 모든 것이 헛되다고까지 한다(1:2). 스캇(Scott)은 전도서의 메시지를 아래와 같이 분류하고 있다.
1. 진정한 변화나 참된 유익을 가져오지 못하는 끊임없는 활동 2. 발생하는 모든 것은 예정되어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무도 그에게 무엇이 일어날지를 감지할 수 없다. 그러므로 삶은 하나의 수수께끼이며 운 명을 기다리는 것이다. 3. 항상 사악을 뒤따라 잡는 보응의 원리는 경험에 의해 모순된다. 4. 죽음은 모든 가치에 대한 보편적인 부정이다. 같은 방법으로 불운이 모든 덕을 압도할 수 있다(1).
그렌샤(Crenshaw)도 전도서는 하나님을 멀리 계신 분, 불가해한 분 그리고 변덕스러운 분으로 묘사하며 죽음이 생의 모든 유익을 취소하는 것으로 보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여자와 포도주와 음식을 즐겨야 한다는 내용으로 보았다(2). 델리히(Delitzsch)까지도 잠언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취하였다. 잠언은 결국 구약이 부적절하며 미완성적임을 보여 주고 있다. 그 책은 여러 면에서 어둡고 비관적이며 신약의 필요성을 지목하고 있다고 하였다(3). 그러면 어떻게 이런 비관적이고 회의적인 말씀이 영감된 하나님의 말씀이 될 수 있는가? 성경이 영감되었다고 할 때 그 영감이란 말은 기록된 모든 것이 다 참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삶은 의미가 없다고 하는 말씀은 진리가 아니다. 성경의 영감은 그 말씀의 설명의 정확성을 보장한다. 잠언은 현세상의 삶이 이 세상 안에서 그 자체로서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조사한 역사상 가장 지혜로운 사람의 사상에 대한 기록이다. 여기 기록된 솔로몬의 결론은 우리에게 하나님이 계시지 않고 우리가 정말 영원한 내세를 위하여 예정되지 않았다면 지상에서의 삶은 의미가 없으리라는 것이다(4). 다시 말해서 위의 문제를 삼는 구절들만을 따로 떼어놓고 본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전도서 전체의 문맥과 성경 전체와 유기적 관계 속에서 본다면 문제가 될 수 없다. 위에서 보았듯이 이 책 전체를 통하여 중심이 되는 말은 해 아래서 라는 말이다. 그 전체 조망은 이 세상으로 한정된다. 이 세상이 전부인 인생에게 물질이나 쾌락은 결국에 무의미함과 실망만을 안겨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참된 삶의 의미는 오직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만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 생에서의 삶은 오직 사람이 영원으로부터의 발걸음을 내딛기 전에 하나님께 봉사할 수 있는 기회로 주어진 영역으로서만 참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5). 따라서 전도서는 다른 성경과 결코 모순이 없으며 영감에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 다음으로 잠언은 왜 신약에서 인용한 곳이 없는지의 문제를 생각해 보자. 신약은 구약을 인용할 때 직접 문자적으로 인용한 경우도 있으나 간접적으로 의미만을 전달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룻기나 역대상하, 에스더, 솔로몬의 아가서 그리고 전도서 등에서 신약은 직접 언급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 책들은 모두 유대주의에서나 기독교에서 다 영감된 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구약의 영감에 대한 시험은 신약에서의 인용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신임하신 대변자에 의해 기록되었는가 그리고 그의 백성에 의해 수납되었느냐에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전도서의 구절이 신약에 직접 언급된 것은 없지만 전도서의 진리들은 신약의 여러 곳에서 엿볼 수 있다.
심는 대로 거둔다(전 11:1; 참고, 갈 6:7) 청년의 정욕을 피하라(전 11:10, 참고, 딤후 2:22) 죽음은 하나님이 정하신 것이다(전 3:2; 참고, 히 9:2) 돈을 사랑하는 것이 악이다(전 5:10; 참고, 딤전 6:10) 기도에서 중언부언하지 말라(전 5:2; 참고, 마 6:7)(6)
그 밖에 신약의 기자들이 구약의 모든 책을 인용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염두에 둔다면 전도서의 영감을 의심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본다.
주 1. R. B. Y. Scott, Proverbs, Ecclesiastes(Garden City: Doubleday, 1985), pp.202-203 2. Duane A. Garrett, Proverbs, Ecclesiastes, Song of Songs(Nashville: Broadman, 1993), p.272 3. F. Delitzsch, Ecclesiastes(Grand Rapids: Eerdman, 1980), p.184 4. Larry Richards, Bible Difficulties Solved(Grand Rapids: Fleming H. Revell, 1993), p.160 5. 글리슨 아처, 성경 난제 백과사전, 황영철역 (서울: 생명의 말씀사, 1990), p.347 6. Norman Geisler and Thomas Howe, When Critics Ask(Victor Books,1992), p.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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