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이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치리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시기를
실로가 오시기까지 미치리니 그에게 모든 백성이 복종하리로다" (창 49:10)
이 구절이 유다에서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왕이 메시야 오시기까지 지속된다는 의미라면 왜 이스라엘의 첫 왕은 유다 지파의 다윗 대신에 베냐민 지파의 사울이 되었는가?(행 13:21; 참고, 삼상 9:1-2)
그 해답으로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먼저 실로가 메시아를 가리킨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지만 앞서(창 49:10의 실로에 대한 해석) 보았듯이 실로를 장소로 보는 학자들도 있다. 이 경우에 모세의 성막이 선 곳은 에브라임에 있는 도시 실로를 가리킨다고 본다. 이 해석에 따르면 유다는 그들이 약속의 땅에 들어올 때까지 광야에 있을 동안만 열두 지파의 지도자가 되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실로를 장소로 보는 해석은 앞에서 보았듯이 적합한 해석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음으로 실로를 메시아로 보는 경우이다.
이 해석은 메시아는 유다 지파에서 나온다는 말씀에 근거한다(참고, 마 1:1-3, 16; 계 5:5). 따라서 이스라엘의 왕은 유다 지파에서 나와야만 한다. 그러나 베냐민 지파 사울이 그 첫 왕이 되었으니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왕으로 선택한 이는 사울 대신 다윗이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무엘상 15장과 16장을 읽어보면 사울이 아니라 다윗(유다 지파)이 하나님이 택하신 이스라엘의 첫 왕이었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⑴.
물론 이스라엘의 왕은 먼저 하나님의 선택으로 지명되었고 용맹과 영웅적 의식의 행사를 통해서 하나님의 능력을 증거하였으며 백성들에 의해 인가되는 세 단계의 과정을 밟았다⑵. 그러나 여기 사울의 경우는 비록 하나님께서 사울을 실제로 지명하셨으나 그는 결국 하나님의 선택이 아니라 백성들의 선택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외모에서 당당한 사울을 원했고 그 사울에게서 그들은 육신적 자만을 즐길 수 있었다(삼상 8:20).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위해서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이 마땅히 왕은 이런 사람이어야 한다는 그들의 생각에 근접한 사람을 택하신 것이다⑶.
애당초 하나님께서는 그 백성이 인간 왕을 구하는 것은 곧 사무엘을 버린 것이 아니라 나(하나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라(삼상 8:7)고 하시어 못마땅해 하시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왕을 허락하시고 사울을 세우신 것은 모압 왕 십볼의 아들 발락이 이스라엘 백성이 두려워 브올의 아들 선지자 발람에게 그에게 와서 백성을 저주하게 해 달라고 부탁했던 일과도 같았다. 발람이 발락의 요청대로 갈 것인지를 하나님께 물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발락이 보낸 사자들과 함께 가지도 말고 그 백성을 저주하지도 말라 하셨다(민 22:12). 그러나 또다시 더 높은 귀족들을 보내며 그에게 높은 지위와 은 금을 약속했을 때 그는 다시 하나님께 물었고 하나님께서는 그 사람들이 너를 부르러 왔거든 가라고 하셨다(20절).
여기서 볼 수 있듯이 하나님께서는 발람이 발락에게 가서 이스라엘을 저주하는 일을 결코 원치 않으셨다. 그러나 계속하여 묻고 가기를 원했을 때 허락하셨다. 하나님께서 사울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주신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주
1. Norman Geisler and Thomas Howe, When Critics Ask(Victor Books, 1992), p.62
2. New Geneva Study Bible(Nashville Thomas Nelson, 1995), p.393
3. Ronald F. Youngblood, 1,2 Samuel, E. B. C. Vol.3(Grand Rapids: Zondervan, 1992), p.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