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데만에서부터 오시며 거룩한 자가 바란산에서부터 오시도다 그 영광이 하늘을 덮었고 그 찬송이 세계에 가득하도다"    (합 3:3)

우리가 아는 대로 하나님은 편재하시다.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곳은 없다.  그는 시공을 초월해 계신 다(시 139:7-10).  따라서 하나님은 가까운데 계신 하나님도 되시고 먼데 계신 하나님도 되신다(렘 23:23).  하나님은 천지의 주재시다(행 17:24-25).
  
그렇다면 위의 구절처럼 하나님을 데만이란 도시에 제한시킬 수 없지 않는가?  이 말씀은 하나님의 편재하심과 모순이 아닌가?
  
위의 말씀은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두려운 의식과 그의 백성을 위한 구원의 확실한 보장이다.  따라서 그가 데만에서 오신다고 했는데 그 곳은 에돔이나 세일에 있는 장소였다(참고, 렘 49:7; 20; 옵 9절).  또 바란산도 역시 에돔의 영토에 있다(참고, 창 21:21; 민 10:12; 12:16).  에돔과 세일의 이런 지역과 특별히 바란은 출애굽과 정복(참고, 신 33:2; 삿 5:4-5)에서 이스라엘을 도우시기 위한 하나님의 진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1)  이 서술 성격이나 지리적인 암시는 아마 선지자의 마음에 지녔던 후일에 구속을 위한 출애굽기의 모형이 나타난 것이리라.2)  
  
그러므로 여기 하박국 선지자의 목적은 하나님의 편재하심에 있던 것이 아니었다.  과거 조상들이 애굽에서 해방되어 나오면서 시내산과 광야에서 체험한 하나님의 전능하신 구원의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구원자이신 하나님의 특별한 임재나 강림을 기술하고 있다.
  
이는 마치 하나님께서 시내 산에서 모세에게 그의 영광의 특별한 계시로 내려오신 것이나(신 33:22) 여호와의 사자로서 마노아에게 오신 것과 같은 것으로서(삿 13장) 여기서는 그가 데만에서부터 오시는 것으로 표현한 것이다.3)
  
그러므로 여기 하나님이 데만에서부터 오신다는 말씀은 하나님의 편재를 부정하는 말씀이 아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기적적으로 나타나신 사건, 즉 하나님의 현현을 기술하고 있다. 하박국 선지자는 과거 하나님의 구원 역사의 관찰에서 장래의 역사를 내다보고 있다.

   주
   1. David W. Baker, Nahum, Habakkuk, Zephaniah(Downers Grove: IVP, 1988), p.70
   2. Beacon Bible Commentary, Vol.5(Kansas City: Beacon, 1966), p.287
   3. Norman Geisler and Thomas Howe, When Critics Ask(Victor Books, 1992), p.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