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소서 내가 양털 한 뭉치를 타작마당에 두리니 이슬이 양털에만 있고 사면 땅은 마르면 주께서 이미 말씀하심같이 내 손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하실 줄 내가 알겠나이다 하였더니" (사사기 6:37)
여기 기드온이 그의 소명에 대한 하나님의 표적을 거듭 구한 것은 분명히 그의 신앙의 결핍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이미 그의 소명때 하나님께로부터 표적을 보았다(삿 6:17, 21). 그런데 여기서 또 표징을 구한 것은 무슨 이유에서 였는가? 하나님의 뜻을 아는데 나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확인하기 위해 이런 표징들을 구하는 것은 옳은가? 먼저 기드온은 왜 이런 표징을 구하게 되었는지부터 알아보자. 기드온은 하나님께로부터 미디안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라는 위임을 받았다. 그리고 그 징표로 염소 새끼 한 마리와 무교전병을 하나님께 드렸는데 여호와의 사자가 지팡이 끝을 내밀어 그것들에 대니 불이 반석에서 나와 살랐다(6:21). 따라서 그는 그의 소명이나 위임에 대한 징표를 이미 가졌다. 그러면 왜 또 그 이상의 징표를 구한 것인가? 그것은 위임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몰라서가 아니었다. 그가 미디안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려면 그 일을 위해 하나님이 함께 하셔서 지혜와 능력을 주셔야만 했다. 그는 하나님이 그 일에 임재하셔서 그를 도우시고 힘을 주실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였다⑴. 따라서 여기서는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한 요구였다고 할 수 있다. 여기 기드온의 표징을 구한 사건은 아브라함의 종 엘리에셀이 이삭의 아내를 구하기 위해 아브라함의 고향으로 갔을 때 누가 이삭의 아내가 될 여자 일지에 대한 확신을 위해 하나님의 뜻을 구한 것과도 같았다(창 24:12-14). 기드온은 밤에 내리는 이슬을 표징으로 삼되 먼저는 양털 뭉치를 타작마당에 두고 양털에만 이슬이 있게 해 달라는 요구를 했고 하나님께서 그것을 들어 주셨다. 그런데 기드온은 다시 한번 더 어려운 요구를 했다. 이제는 반대로 땅에는 이슬이 있되 양털 뭉치에만은 이슬이 없게 해 달라고 하였다. 아마도 하나님께서는 그의 연약한 신앙 때문에 또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 같은 요구였기 때문에 기뻐하지 않으셨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그 요구도 들어 주셨다. 이는 마치 아브라함이 소돔성의 멸망 때 그 곳에 살았던 조카 롯을 구원하기 위해 중재했던 마지막 요구와도 같았다⑵. 하나님께서는 연약한 믿음을 묵살하지 아니하시고 북돋아 주시고 격려하시며 용기를 주시어 강한 믿음을 갖게 하신다. 과연 하나님께서는 어느 세상의 아버지보다도 그의 자녀들을 친절하고 자비롭게 취급하신다⑶. 다만 여기서 우리가 기억할 것은 기드온의 요구는 불신앙이 아니라 연약한 신앙이었다. 하나님은 불 신앙은 축복하지 아니하신다. 그러나 연약한 신앙은 도우시며 강한 신앙이 되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신다.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오늘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아는데 양털의 이슬과 같은 기드온의 요구를 하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이런 요구는 응답이 없을 수 있고 그로 인해 실망하기도 쉽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기록된 말씀(성경)과 우리의 환경을 통해서 당신의 뜻을 알려 주신다. 또 분명한 하나님의 뜻을 믿지 못하고 그 징표를 요구하는 것은 올바른 신앙이 아니다. 예를 들어 신자는 누구나 주님의 일을 해야 하는데도 일을 하라고 하면 기도해 보고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자세이다. 신자는 누구나 주님의 일을 해야 한다. 누가복음 1:18에서 세례요한의 아버지 스가랴는 가브리엘 천사의 말씀을 의심했다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20절). 또 하나 이 구절에서 배우는 진리는 우리가 하나님의 소명을 받고 그 일을 하려고 할 때 자신이 무능하고 불가능하게 생각된다면 하나님 앞에 기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기도는 할 수 있기 위한 기도가 되어야 한다. 여기 기드온은 우리를 위한 모델을 제시해 주고 있다. 우리가 내적인 고민으로 괴롭게 되고 도저히 우리가 감당하기에 그 직분이 너무 크게 보일 때는 반드시 기도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이다⑷.
주 1. John F. Walvoord & Roy B. Zuck, the Bible Knowledge Commentary, Old Testament(Victor Books, 1985), p.393 2. Herbert Walf, Judges, E. B. C, Vol.3(Grand Rapids: Zondervan, 1992), p.424 3. Arther E. Cundall, Judges(Downers Grove: IVP, 1968), p.109 4. Walter C. Kaiser, Jr., more hard sayings of the New Testament(Downers Grove: IVP, 1992), p.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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