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암살을 승인하는가?
RevSuh  2008-07-30 20:38:10 hit: 1,072

     "에훗이 왕의 앞으로 나아가니 왕은 서늘한 다락방에 홀로 앉아 있은 중이라 에훗이 가로되 내가 하나님의 명을 받들어
   왕에게 고할 일이 있나이다 하매 왕이 그 좌석에서 일어나니 에훗이 왼손으로 우편 다리에서 칼을 빼어 왕의 몸을 찌르매"   (사사기 3:20-21)

하나님께서 에훗을 이스라엘의 압제자 모압의 왕 에그론을 쳐서 이길 구원자로 세우셨는데(삿 3:15)  그 에훗이 모압 왕 에그론의 배를 찔러 죽였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살인을 금하신 하나님께서(출 20:13) 어떻게 이와 같은 암살을 관용하셨는가?
  
이 문제는 사사기를 대하는 독자들이 한결같이 갖게 되는 의문이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는데 왜 잔인한 그리고 살상의 방법을 쓰게 하셨는가?
  
여기 에훗의 경우만이 아니다.  야일은 망치로 시스라의 두개골에 천막의 말뚝을 박아 죽였고, 기드온은 미디안의 두 왕들을 처형시켰다.  입다는 자신의 딸의 생명을 취한 것처럼 말씀한다.  
  
그러면 이런 일이 옳은가?  과연 이런 일들은 하나님의 허용에 의한 것이었는가?
  
그러나 이런 행동들은 저자나 하나님에 의해 필연적으로 승인된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⑴.
보링(Robert G. Boling)은 에훗에 관한 여호와의 신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과 초기 연대를 들어 에훗이 이스라엘의 사사였음을 의심하였다⑵.  그러나 그렇게 볼 필요는 없다.
  
우리는 에훗의 암살 사건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해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로,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위의 본문은 에훗의 이 악한 행동에 대한 하나님의 동의나 승인에 대해 말씀하고 있지 않다.  다만 그런 일이 일어났음을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둘째로, 하나님께서 에훗을 일으키셨다는 사실이 그가 한 모든 일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하나님께서 바로 왕도 일으키셨으나(참고; 롬 9:17)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죄 때문에 바로를 심판하셨다(참고; 출 12장).
  
셋째로, 성경에는 성경에 의해 관용되지 않는 많은 죄들이 기록되어 있다.  그것들 중에는 아브라함의 거짓말(창 20장), 다윗의 밧세바와의 죄(삼하 11장), 그리고 솔로몬의 많은 아내들이 있다(왕상 11장).
  
넷째로, 암살은 죄지만 하나님은 생명에 대한 권리가 있으시다(신 32:39; 욥 1:21).
그가 주신 생명을 취해 가시기를 원하시면 그 방법은 그가 원하시는 것이거나 자연적인 혹은 인위적인 도구를 통해서 하실 권리가 있으시다⑶.
  
그밖에 구약에 하나님의 백성이었던 이스라엘의 원수는 일반적으로 하나님의 원수였다. 따라서 이스라엘을 괴롭히고 압제한 모압의 왕은 어쩌면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마땅할 죄인이었다.  따라서 그가 죽임을 당한 것은 죄에 대한 심판이었을 것이다.  다만 그 방법은 하나님이 승인하신 것이 아니라 에훗의 선택이었다.
  
위에서 밝혔듯이 이 구절은 사실을 사실 그대로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주
     1. Herbert Wolf, Judges(Grand Rapids: Zondervan, 1992), p.380
     2. Robert G. Boling, Judges(New York: Doubleday, 1985), p.88
     3. Norman Geilser and Thomas Howe, When Critics Ask(Victor Books, 1992), p.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