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송아지를 속죄제의 수송아지에게 한 것같이 할지며 제사장이 그것으로 회중을 위하여 속죄한즉 그들이 사함을 얻으리라" (레 4:20)
이 말씀은 회중을 위해 수송아지를 제사장이 범죄했을 때 사함 받기 위해 했던 것과 같은 방법으로 제단에 드리면 그 회중의 죄도 사함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옛 계약의 짐승의 희생제사가 사람의 죄를 완전히 제거하거나 용서할 수 있는가? 여기서 속죄한즉 이란 말은 앞서 보았듯이 덮는다, 가린다는 뜻이다. 그러나 속죄한다는 또 다른 히브리 어 칼라( )란 말은 채운다는 뜻이다. 따라서 속죄는 하나님의 진노를 덮어 가리울 뿐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까지 만족시키는 것을 말한다.⑴ 이것이 사실이라면 옛 계약의 짐승 제물의 희생을 통해서도 사람의 죄가 완전히 사해진 것이 아닌가? 그러나 신약은 황소와 염소의 피가 능히 죄를 없이하지 못한다고 하였다(히 10:4). 더 나아가서 옛 계약의 희생은 그 자신을 보다 더 나은 마지막 희생으로 드리신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을 가리킨다고 하였다(9:13‐14, 10:10). 그렇다면 옛 계약의 희생은 죄를 사하는데 어떤 역할을 했는가? 옛 계약의 희생들은 용서와 죄에서 깨끗하게 되기 위해 하나님을 바라본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서 옛 계약의 희생이 용서를 보증하지 않는 한 그것들은 믿음의 표현과 하나님이 더 나은— 최종적인 희생— 그리스도의 피가 드려질 수 있을 때까지 받으신 죄를 위한 보증금이었다⑵. 따라서 하나님께서 동물의 희생을 받으시고 죄용서을 약속하셨다면, 그때에는 그것으로 충분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오심과 십자가의 희생으로 인한 속죄는 수십 세기 후의 사건이었으므로 그때 가르치시고 적용시킬 진리가 되기는 힘들었기 때문이다. 당대에는 그리스도를 통한 속죄의 진리를 이해할 수 없었다. 따라서 속죄의 진리는 점진적으로 계시될 수밖에 없었다.
주 1. 강병도편, 레위기(서울; 기독지혜사, 1989), P.81 2. J. Carl Laney, Answers to tough Questions(Grand Rapids: Kregel, 1997), p.3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