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번제물의 머리에 안수할지니 그리하면 열납되어 그를 위하여 속죄가 될 것이라" (레 1:4)
번제는 구약의 모든 제사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것이었다. 그 주된 기능은 하나님의 진노를 진정시킴으로 사람의 죄를 속죄하는 것이었다. 그 번제의 제물로는 양이 사용되었는데 거기서 양을 희생시킴이 사람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상징되었으며 사람의 자리에서 그 동물이 고난을 받은 것이다. 제사자는 그의 손을 제물의 머리에 안수하고 그의 죄를 고백함으로써 그의 죄에 대한 그의 죄과와 책임을 인식하였다. 제물된 양은 범죄한 사람을 위한 속전으로 받아졌다. 그리고 날마다 성전과 성막의 예배에서 제물을 사용하는 것은 사람의 죄 많음과 하나님의 거룩을 끊임없이 기억하는 것이었다⑴. 그러면 여기서 속죄한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키퍼(속죄하다)라는 히브리 낱말은 레위기에서 50여회 나오는데 매번 비슷한 문맥에서 쓰였다. 이 말은 구약의 나머지 책에서는 대략 50회 나온다. 그리고 성경 전체에서는 150여회 사용되었다. 대부분의 경우 역시 제사장의 희생 제사를 통해서 속죄하는 것으로 언급되었다. 예외적인 것은 창세기 32:20, 잠언 16:14, 이사야 28:18이다. 이 말은 구약에서는 결코 덮는다(cover)는 문자적인 의미로 사용되지 않았다. 히브리 표준 사전들은 그 단어의 의미를 덮는다로 말했고 이 사상은 후에 구약의 희생들은 그리스도의 실제적인 속죄때까지 한시적으로 죄를 덮었다는 어떤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동사를 위해 덮는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⑵. 따라서 이 말의 의미는 논란이 적지 않으며 크게 보아 아래 세 가지 해석이 있다. 첫째로, 초기에 학자들은 이 말을 덮는다 혹은 감춘다는 의미의 아라비아 어근(kappara)에서부터 이끌어 낸 것으로 생각하였다. 이 견해에 따르면 속죄는 죄를 덮음으로 하나님을 진정시킨다는 사상을 수반한다. 둘째로, 어떤 학자들은 속죄란 말이 깨끗이 한다 혹은 깨끗하게 닦는다는 의미의 앗수리아 어의 어근(kappura)에서부터 빌어왔다고 생각하였다. 이 사상은 제단이나 성소가 그 동사의 직접 대상이며 그 거룩한 대상의 청결로 결과된 행동이 있는 문맥에 잘 맞는 것처럼 보인다. 셋째로, 보다 근래의 연구는 속죄란 말은 속전이나 속량의 의미를 가진 히브리 어 코퍼(kopher)에서 끌어 온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속죄한다는 말은 속전을 지불한다는 뜻이다. 죽음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할 죄와 오염은 희생을 통한 속전의 지불로 제거된다. 희생 제사의 의식에서 그것의 피로 상징된 동물의 생명은 제사자의 생명을 위해 교환되었다. 무죄한 생명이 범죄한 자의 생명과 교환된 것이다⑶. 따라서 속죄란 말은 죄와 부정의 결과들을 무효케 하며 옮겨 버린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신약에서는 동물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로 속량받은 신자들 자신이 하나님께 받으실만한 제물로 소개되고 있다(롬 12:1, 빌 4:18).
주 1. R. Laird Harris, Leviticus, E. B. C. Vol.2(Grand Rapids: Zondervan, 1990), p.538 2. J. Carl Laney, Answers to tough Questions(Grand Rapids: Kregel, 1997), pp. 38‐39 3. R.K. Harrison, Leviticus(Downers Grove: IVP, 1980), p.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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