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사랑이시라면 어떻게 그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을 미워하실 수 있는가?
RevSuh 

"에서는 미워하였으며 그의 산들을 황무하게 하였고 그의 산업을 광야의 시랑에게 붙였느니라"    (말 1:3)

위의 말씀에서 하나님께서는 이삭의 두 아들 에서와 야곱을 서로 다르게 취급하셨다.  2절 하반절이 내가 야곱은 사랑했다고 했는데 3절 상반절에 와서 에서는 내가 미워했다고 하였다.
  
그러나 굳이 신약(요일 4:16)을 인용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구약에 하나님은 사랑이시라고 가르치는 구절이 32회나 나오고 있다.  하나님은 의로운 행위(시 11:7; 33:5; 37:28) 의를 추구하는 자(잠 15:9) 의를 소유한 자(시 146:8) 그리고 개인으로 아브라함(시 48:14), 시온 산(시 78:68; 87:2) 그리고 그의 성소를 사랑하신다(주로 이스라엘을 가리킨다, 말 2:11). 그런데 하나님의 이스라엘을 향한 사랑은 주권적이며 무조건적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사랑은 선택과 구속의 동의어이다(W. Jennings).1)  그리고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이 사랑의 선택 관계는 신명기 7:6-8에 잘 표현되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사랑의 하나님께서 어찌 형제 중에 야곱은 사랑하시고 에서는 미워하실 수가 있는가?
먼저 하나님께서 에서를 미워하셨다고 하시고 이어서 하신 말씀에서 에서와 그 후손의 역사를 살펴보고 되돌아와서 미워하셨다는 말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이 이 구절의 바른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3절 하반절은 에서의 산들이 황무하며 그 산업들이 광야의 시랑에 붙였다고 하고 황폐한 곳을 다시 쌓을지라도 무너지리라 하였다(4절).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에서를 미워하셨다는 말씀이 그의 후손들이 번창하지 못하고 하나님의 심판으로 약해지고 황폐해지고 말 것을 가리킨 것을 알 수 있다.
  
에서의 후예인 에돔은 주전 587년에 느브갓네살의 군대로 크게 약화되었다.  물론 이에 대해 라빈슨과 크리슨(L. Robinson, Cresson)등은 그 확실성을 의심하지만 롭트하우스(Lofthouse)는 어떤 에돔 인들이 유다를 대적해서 느브갓네살과 싸웠다고 생각한다.  에돔이 주전 587년 후에 갈데아 인들에게 항복했을 가능성이 크다. 페루시아와 애굽의 전쟁의 결과로 인한 재난과 나바티아인들의 에돔의 침입으로 황폐되었다.  그리고 이 침입에 대한 증거로는 주전 6세기 후반이나 5세기초 아람어로 새겨 진 그릇들이 애굽의 저지대 텔 마스쿠타(Tell Maskhuta)에서 발견되었는데 그 시기는 나바티아 인들에게 돌려 질 수 있다.  나바티아 인들은 에돔의 영토를 약탈하였으며 그곳 사람들을 유다의 남쪽 니게브(Negev)로 옮겼다.  그들의 나라는 후에 이두메아(Idumea)로 알려졌으며(I Macc. 4:297; 5:65; 막 3:8) 그 수도는 헤브론이었다. 그 확실성에 대해서는 어려가지 이론이 있으나 나바티아 인들의 침입은 6세기 초였겠고 말라기 시대 이전에 발생하였을 것이다.  나바티아 인들은 주전 제4세기 동안에 시작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높은 벼랑에 있는 도시 페트라를 건축하였다.2)
  
그리고 그곳은 이전에 에돔의 강력한 요새였다(diodorus Siculus).3)  이렇게 볼 때 하나님께서 에서를 미워했다는 말은 주로 그 후손에 해당되는 것처럼 보이며 그 말은 단지 하나의 표현을 위해 쓰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효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하나님께서 사랑하셨고 미워하셨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이며 하나님과 어떤 관계에서 이 말이 쓰여졌는지를 알아보기로 하자.
  
말라기 1:2-3에서 쓰고 있는 사랑과 미움은 계약적 용어로 쓰여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견해일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내가 야곱은 사랑했다는 말씀은 내가 야곱을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가 내가 에서는 미워했다고 말씀하실 때 그가 의미하신 것은 내가 에서는 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어즈(J.M. Myers)는 야곱은 선택된 자요 에서는 거절된 자였다고 했다.  따라서 여기서 미워했다는 말은 너무 강한 표현이요 사랑 받지 못했다, 다시 말해서 선택되지 않았고, 거절되었다는 뜻이다.4)  미워했다는 말은 적극적으로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즉 내가 야곱에게 한 것처럼(참고, 눅 14:26; 마 16:37; 창 29:30, 31; 신 21:15-16) 무상의 은혜의 대상이 되는데서 제외되도록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5)  적극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소극적인 의미로 쓰였다.6)  따라서 에서를 향한 개인적인 적의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에서나 그의 후손들은 야곱에 대한 원한을 키우고 적개심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에게 하나님의 심판을 초래하고 말았다.7)
  
에스겔서 35장과 36장에서는 에돔의 멸망을 선언하고 있는데 에서의 후손들의 특징은 (1) 잔인하고(암 1:11-12), (2) 복수심이 강하며(겔 25:12-14), (3) 적대적이며(창 27:40), (4) 우상을 숭배하며(대하 25:14-20), 자만심이 대단하였다(사 29:16-17). 이런 모든 특징은 하나님의 심판을 자초하기에 충분하였다.
  
그러나 베르회프(Pieter A. Verhoef)는 하나님의 사랑과 미움이 무엇보다도 개인으로서 야곱과 에서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창 25:23).  주권적 자유에서 하나님은 야곱을 그의 편으로 이끄시고 그를 여인의 후손으로 낳으실 그 씨에서부터 나오는 거룩한 혈통으로 그를 끼어 넣으셨다(창 3:15).  그리고 에서는 이스라엘과 그의 언약적 관계의 밖에 있는 나라들의 편에 있도록 조정하셨다.  이런 의미에서 미워했다는 뜻은 에서가 영원한 멸망을 위해 운명지어졌음을 뜻하지는 않았다.  그는 단지 언약 백성의 가장자리에 있는 민족들의 일부가 되었으며 다시 하나님의 구속적 목적의 영역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그런 것이었다(창 12:1-3).  신약에 와서 사랑과 미움은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에 참여할 수 있거나 할 수 없음을 가리키게 되었다(H. Velema).8)
  
이제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 어느 개인을 미워하시는 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하나님은 어느 개인도 미워하시지 않는다.  여기에서는 개인보다 그의 후손들로 형성된 나라 다시 말해서 에돔에 대한 것이었다. 요한계시록 2:6에서도 하나님께서는 니골라당의 행위를 미워하신다고 하셨다.9)  물론 하나님께서 죄인이 아니라 죄인의 죄를 미워하신다는 것은 신비에 속한다.  그것은 어쩌면 하나님에게만 가능하지 모른다.  그런데 그 이유가 어떻든지 범죄한 개인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하나님의 거룩한 속성은 죄인의 죄를 미워할 수밖에 없으시며 그 죄를 심판하실 수밖에 없으시다.  하나님은 당신의 거룩하신 속성을 떠나서 사랑하시는 분이 아니시다.  따라서 죄인의 죄를 사하시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죄인의 죄를 대속하셔야 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렇게 결론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어느 개인도 미워하시지 않으시면서 그들의 죄는 미워하시며 심판하신다.  하나님의 사랑이나 미워하심은 그런 사람들의 됨됨이나 행위와는 상관없이 부여되었다(창 25:23; 롬 9:11).  이렇게 볼 때 이런 구절들을 하나님 편에서(창 29:30-33) 이런 일은 하나님으로서만 가능하신 일이다.  하나님께서 에서는 미워하시고 야곱은 사랑하셨다는 말씀은 언약적인 용어로 선택과 비선택으로 볼 수 있으며 적극적인 의미로 보다는 소극적으로 절대적으로이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야곱이 레아와 라헬 중에서 라헬을 사랑했듯이 편애나 불공평함의 증거로 해석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10)  하나님께서 에서는 미워했다는 말은 야곱보다 덜 사랑했다고 보는 해석은 너무 약하게 보이며 여기에 적절한 실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에서의 생애를 살펴볼 때 이 말씀이 그 자신에게보다는 그의 후손에게서 더 분명하게 이루어진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주
     1. Pieter A. Verhoef, the Books of Haggai and Malachi(Grand Rapids: Eerdmans, 1988), p.1196
     2. Joyce G. Baldwin, Haggai, Zechariah, Malachi(Downers Grove: 1972), p.223
     3. Ralph L. Smith, Micah - Malachi(Waco: Word, 1984), p.306
     4. Ibid., p.305
     5. Jamieson, Fausset & Brown, Commentary on the whole Bible(Grand Rapids: Zondervan, 1961),  p.869
     6. Thomas V. Moore, Haggai & Malachi(London: Banner, 1968), p.111
     7. Joyce G. Baldwin, Ibid.,
     8. Pieter A. Verhoef, Op.cit., p.202
     9. Norman Geisler and Thomas Howe, When Critics Ask(Victor Books, 1992), p.323
    10. Walter C. Kaiser. Jr., Hard Sayings of the Old Testament(Downers Grove, IVP, 1988), p.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