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책을 분명히 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RevSuh  2008-08-01 10:55:00 hit: 1,060

    "하나님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그 뜻을 해석하여 백성으로 그 낭독하는 것을 다 깨닫게 하매"   (느헤미야 8:8)

이 사건은 돌아 온 백성들이 예루살렘의 성벽을 중건하고 대략 일주일 후에(느 6:15; 7:1) 수문(느 3:26)앞 광장에 모였을 때 서기관 에스라가 모세의 교훈에서 낭독으로 시작되었다(느 8:1).  에스라는 주전 458년 바벨론에서 50,000명의 유대인과 함께 귀환했으며 느헤미야는 주전 445년 행정 책임자로 예루살렘의 성을 재건하기 위해 귀환하였다.
  
그 때는 디스리달(Tishri)의 첫날로 나팔절이었으며(민 29:1; 레 23:24) 율법에서 쉼과 예배의 날로 규정되었다. 또 이스라엘에게 가장 중요했던 7월 10일 대속죄일의 준비의 시기였다.
  
그 모임에는 남녀 어린이들로 율법을 이해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이 모였는데(느 8:2) 아침 일찍 동틀 때에 시작되어 정오까지 대략 6시간 이상 지속되었다.  
  
여기 느헤미야의 독자들은 바벨론의 70년 포로에서 돌아 온 이들로 아랍어에는 능통하였으나 히브리 어로 읽었던 율법의 본문을 이해할 능력은 상실한 사람들이었다.
  
이것이 사실이었다면 왜 포로 후에 기록된 책들 예컨대 역대상하, 에스라, 느헤미야, 에스더, 학개, 스가랴 그리고 말라기가 히브리어로 쓰여졌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만일 이런 책들의 저자들이 주전 제4세기나 5세기의 유대인 청중들을 겨냥해 썼다면 왜 그들이 더 이상 이해할 수 없는 옛날 말을 사용하였는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서 저들이 하나님의 율법을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그것을 분명히 했다는 단어(메파라
쉬(Meparash)의 명확한 뜻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랍비의 전통에서는 히브리 어에서 아람 어 탈굼 역으로의 번역을 가리키는 설명으로 이 히브리 단어를 이해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이른 시기부터 탈굼 역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 탈굼 역은 구약의 자유로운 아람어 번역이었다. 최초의 광범한 탈굼역은 욥기에 대한 것인데 쿰란 공동체에서 나온 것으로 대략 주전 150-100년경이다. 탈굼 역에는 다니엘과 에스라, 느헤미야서를 제외한 모든 구약 성경이 들어 있다(1). 랍비의 전통처럼 슈가이터(H.H.
Schaeder)는 본문에 메파라시는 번역하였다는 말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였다. 그래서 에스라가 히브리 어로 읽는 동안 레위 인들이 그가 읽는 것을 아람어로 통역해 주었다.  따라서 히브리어를 이해할 수 없는 백성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2).

그러나 이 해석은 앞에서 지적했듯이 그들이 히브리어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면 왜 히브리어로 기록해서 통역을 해야 했을까 하는 문제를 남긴다.
  
또 번역하다라는 말로 메파라쉬를 해석하는 것은 정확한 단어의 해석이 아니다. 원래 이 페라쉬(       )란 말은 분명히 하다, 선언하다 는 뜻으로 흠정역(KTV)에서는 분명하게 란 뜻으로 또 다른 성경에서는 번역한다는 의미로 번역되었으나 그 기본적인 뜻은 계시로서나 설명으로나 혹은 통역(번역)으로 분명하게 한다는 뜻이다(3).
  
그런데 우리가 번역한다는 뜻보다는 분명히 한다는 의미를 선호하는 이유는 당시 유대에 있던 유대인들은 히브리 어를 이해하였을 것이며 바벨론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되는 백성들 중에는 히브리 어를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나 느헤미야는 그들도 앞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을 기대하였다고 보기 때문이다(4).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포로 후 구약 성경이 히브리 어로 쓰여졌던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돌아온 유대 인들이 히브리말을 할 수 없다는 느헤미야 8:8의 말씀이 유일한 증거이다. 따라서 거기에 그 말이 통역이나 번역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기 위한 언어적 근거는 없다(5).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분명히 한다는 말은 해석이나 설명한다는 뜻으로나 번역한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러나 통역과 해석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는 한다(6).
  
위의 두 가지 설명이 어쩌면 다 옳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말 성경의 해석하여란 번역은 어의로 보나 문맥으로 보나 무난하게 보인다.  왜냐하면 설사 이해할 수 있는 말씀이라고 해도 해석이나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주
   1. The NIV Study Bible(Grand Rapids: Zondervan, 1985), p.706
   2. Jacob M. Myers, Ezra, Nehemiah(New York: Doubleday, 1965), p. 154
   3. Theological Wordbook of the Old Testament, Vol, 2 (Chicago: Moody, 1980), p.740
   4. Derek Kinder, Ezra, Nehemiah(Downers Grove: IVP, 1970), p.106
   5. Cf. Walter C. Kaiser, Jr., More Hard Sayings of the Old Testament(Downers Grove: IVP, 1992), p.181
   6. C. Charles Fersham, The Books of Ezra and Nehemiah(Grand Rapids: Eerdmans, 1982), p.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