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31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미디안 족속의 원수를 갚으라고 명령하셨고 그 명령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들은 저들을 완전히 전멸시켰다. 우리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자비하심을 믿으며 죄인들에 대해 오래 참으시는 사실도 성경 전체를 통하여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이 본문에 와서 하나님의 명령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구약의 교훈도 원수를 사랑하라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 본문은 하나님의 명령이 아니었기를 바라는 학자들은 이 사건이 역사적이 아니라고 보기도 하며 또 이 기록이 정확하지 않은 것처럼 보기도 한다. 왜냐하면 미디안을 쳐서 우선 남자를 다 죽였는데 어찌 이런 큰 전투에서 이스라엘은 사상자가 한 사람도 없을 수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의심은 부질없는 일일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사람의 이성으로 이해가 어렵다고 해서 그 성경이 틀렸다거나 잘못됐다고 보는 것은 속단이 아닐 수 없다. 차라리 우리는 이해하려고 노력을 해야 하며 해답은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확신도 가져야 한다⑴. 그러면 하나님께서 왜 미디안 족속을 전멸하라고 하셨는가? 민수기 25:1-9에 보면 바알브올의 사건 때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간음과 우상 숭배의 죄에 빠지게 되었는데 그들을 그렇게 유혹하고 넘어지도록 음모한 자들이 미디안 족속이었다. 이 죄로 인해서 이스라엘 백성은 염병으로 24,000명이 죽고 말았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여기서 미디안 족속에게 하나님의 백성을 꾀어 범죄하게 하고 하나님을 배반하게 만든 죄의 책임을 물으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을 지극히 사랑하셨으나 그들이 범죄했을 때 당신의 거룩하신 공의 때문에 그들에게 심판을 내리실 수밖에 없으셨다. 그 백성을 염병으로 치시므로 24,000명이 죽었을 때 하나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겠는가? 따라서 여기서 하나님께서는 미디안에게 이스라엘의 원수 대신에 여호와의 원수를 갚으라고 하셨다(3절). 그러므로 이스라엘이 미디안을 전멸시킨 것은 그들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보면 이스라엘의 행위는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였다. 이 해석을 지지하는 말씀이 연이어 나온다. 8절에 보면 바알브올의 아들 발람을 칼로 죽였다고 하였다. 그 이유는 그가 미디안에게 어떻게 하면 이스라엘로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었다. 이어서 15절에 보면 모세가 전쟁에 승리하고 돌아 온 천부장들과 백부장들에게 노를 발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미디안 여자들을 살려 두었기 때문이었다. 모세는 여인 중에서 남자와 동침한 자는 다 죽이라고 명령하였다. 그러나 남자를 알지 못하는 여자는 살렸다. 그 이유는 저들이 바알부올의 죄에 참여하지 않고 순결했기 때문이었다⑵. 더 나아가서 이 전쟁은 보통 전쟁과는 달랐다. 만일 보통 전쟁에서 어린아이와 여자까지 다 전멸을 시켰다면 그 정당성에 대해 비판을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이 전쟁은 거룩한 전쟁이었다. 그것은 이 전쟁을 지휘한 대표자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모세나 여호수아가 이 전쟁을 지휘하지 않고 제사장 엘르아살이 하였다. 사실 제사장은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로 인해서 더럽혀 져서는 안 되었다⑶. 그러나 그가 성소의 기구와 신호나팔을 가지고 매 지파에서 1,000명씩 뽑은 12,000명과 함께 전투에 나갔다. 그리고 그 전투에서 탈취한 양 떼는 하나님께 바치고 성막봉사에 쓰여지게 되었다. 또 탈취한 금 장식품들이 16,750세겔이나 되었는데 다 여호와의 섬김에 사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전쟁에 참여했던 군인들이 깨끗하게 되기까지 진 밖에서 지냈으며 모든 탈취물도 물이나 불로 깨끗이 하였다. 그러므로 여자나 아이까지도 우상 숭배와 부도덕으로 오염된 상태에 있었고 그 오염은 확산되지 않도록 마땅히 제거되어야만 했다. 마지막으로 이 전쟁의 심판의 공정성은 하나님의 심판의 공정하심에 있다. 공의의 하나님은 죄에 대한 심판에서 이스라엘 백성이나 이방인을 차별하지 않으셨다. 사실 죄에 대해 선한 그 심판은 먼저 하나님의 백성에게였다. 이 사건만 보아도 먼저 이스라엘 백성이 24,000명이나 죽었고 후에 미디안 족속이었다. 바울은 로마서 2장 9에서 “악을 행하는 각 사람의 영에게 환난과 곤고가 있으리니 첫째는 유대인에게요 또한 헬라인에게며”라고 하였다. 또 베드로전서 4:17-18에서는 새 계약 아래서 교회가 먼저 심판을 받은 후에 불신자가 받는다고 하였다. 이것이 사실일진대 미디안 족속을 멸하신 사건은 공의한 하나님의 심판이며 죄에 대한 공정한 심판이었다⑷. 이 심판이 공정성을 잃은 잔인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은 암 환자에게서 암의 확산을 막기 위해 암의 뿌리와 그 암의 영향 아래 있는 모든 부위를 절단시키는 수술 행위와도 같은 것이었다⑸. 미디안 족속에 대한 심판은 하나님의 거룩하신 공의와 하나님의 백성의 순결을 위해서 필연적이었다.
주 1. 로마의 역사가 타키터스(ANN XIII.39)와 스트라보(XVI.1128)는 로마가 파르디아인의 성을 손실없이 점령했으며 한 전투에서는 1,000명의 아랍인을 죽였으나 로마 군인은 단지 두 사람만 죽었다고 언급하였다. G.J. Wenham, Numbers, p. 209 2. G.J. Wenham, Number(Downer Grove: IVP,1981), p.211 3. Philip J. Budd, Numbers(Waco: Word,1984), p.330 4. G.J. Wenham, Opcit., p.211 5. Cf. G. L. Archer, Encyclopedia of Bible Difficulties(Grand Rapids: Zondervan, 1982), p.1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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