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두려움이 없는 곳에서 크게 두려워하였으니 너를 대하여 진친 저희의 뼈를 하나님이 흩으심이라 하나님이 저희를 버리신 고로 네가 저희로 수치를 당케 하였도다" (시편 53:5)
위의 말씀은 그 문장 자체가 모순인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두려움이 없는 곳에서 두려워 할 수 있겠는 가? 여기서 두려움이 없는 곳은 크게 또는 충분히 두려움의 이유가 없는 곳이란 뜻이다. 대훗(Dahood)은 이 시에서 산헤립이 예루살렘 성 포위 때 걸맞는 군사적 용어를 발견한다고 주장한다(시 2:20-21; 참고, 왕하 18-19)(1). 그러나 그 사건을 염두에 두고 썼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것은 구약에는 이스라엘의 원수들에 대한 자멸을 기록하는 구절이 많기 때문이다(수 10:10; 삿 7:19-23; 삼상 14:20; 왕하 7:3-8; 겔 38:21-23). 또 다른 민족의 파멸에 대한 예언의 말씀도 많다(사 13:7-8; 렘 48:40-43; 시 46:6-7; 48:5-8; 겔 38:21-23).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이 시는 차라리 열왕기하 7:6-7의 사건 즉 아람 왕 벤하닷의 군대에 포위되었다가 기적적으로 구원받은 사건을 취급했을 것으로 보는 시편 14편을 개작한 배경으로 보는 것이 상례이다(2). 따라서 시편 14:5-6과 본문의 시편 53:5은 그 내용이 거의 일치한다. 우리말 성경은 그 내용이 많이 다르게 번역되었으나 새국제역(NIV)에서는 거의 같게 번역되었다. 14:5과 53:5의 전반절은 같으며 다만 후반절만 차이가 있다. 14:5에서는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의인의 회중에 계시기 때문이라 하였고, 시편 53:5에서는 거기에는 두려워할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로 되어 있다. 누구나 이 두 편의 시를 서로 비교해 보면 그 의미가 더 분명할 뿐 아니라 결코 모순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본문에 저들이 두려워할 것이 없는 이란 말은 보이는 어떤 위협이 없음에도 그들이 두려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유가 있었다. 14:5 말씀에 그 간접적인 이유가 드러나 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의인)들 가운데 계셨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람 군대에게는 하나님께서 그들 가운데 퍼뜨리실 수 있는 고통과 두려움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무기보다 훨씬 더 치명적일 수 있었다(3). 과연 아람 왕 벤하닷이 사마리아 성을 포위했을 때 하나님께서 아람 군대로 병거소리와 말소리와 큰 군대의 소리를 듣게 하셨으므로 아람 사람이 서로 말하기를 이스라엘 왕이 우리를 치려하여 헷 사람의 왕들과 애굽 왕들에게 값을 주고 저희로 우리에게 오게 하였다 하고 황혼에 일어나서 도망하되 그 장막과 말과 나귀를 버리고 진을 그대로 두고 목숨을 위하여 도망하였음이라(왕하 7:6-7). 그러므로 이 본문은 전혀 그 내용에 모순이 없다. 저희(아람 군대)가 도망한 것은 하나님께서 기적적으로 저들을 온전히 두렵게 하셨으므로 살기 위해서 도망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저들을 볼 때에는 두려워할 아무것도 거기에 없었다고 할 수 있었을 뿐이다. 따라서 이 시는 원수에게 내려 진 급작스러운 고통으로 인한 기적적 구조를 자축하는 시라고 할 수 있다(4).
주 1. Willem A. Van Gemeren, Psalms, E.B.C, Vol.5(Grand Rapids: Zondervan, 1991), pp.388-89 2. Ryrie Study Bible(Chicago: Moody, 1986), p.766 3. Marvine E. Tate, Psalms 51-100(Dallas: Word, 1990), pp.42-43 4. Derek Kidner, Psalms 1-72(Downers Grove: IVP, 1973), p.19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