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제사를 즐겨 아니하시나니 그렇지 않으면 내가 드렸을 것이라 주는 번제를 기뻐아니하시나이다 하나님의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치 아니하시리이다" (시 51:16-17)
위의 본문을 읽노라면 하나님께서는 예배자가 어떤 예물을 가져오는 것도 원치 않으시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레위기에서 그렇게 많이 강조하고 있는 제사와 제물에 대한 교훈과 얼마나 모순인가? 여기서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제사와 제물을 기뻐하지 않으시는 이유가 무엇인가? 과연 시편 저자는 여기서 하나님의 명령하셨던 제사와 제물을 하나님이 원치 않으신다고 주장하고 있는가? 어떤 학자들은 하나님이 동물의 희생 제물을 금하셨다고 문자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것은 아래와 같은 구절들이 희생 제물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시 40:7; 50:13-14; 69:31-32; 잠 27:3; 사 1:11-17; 렘 7:21-23; 호 6:6). 그러나 이런 해석은 분명히 구약의 가르침과 모순이다. 따라서 본문에 하나님께서 제물을 원치 않으신다는 말씀은 제사에 대한 교훈 이전에 기록된 말씀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율법은 그 후에(B.C. 5세기) 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저자나 편집자들은 그들이 이 본문에서 문제가 야기될 것을 몰랐거나 부주의했다는 것이다(1). 그러나 이런 해석은 자연스럽지가 않다. 만일 구약에서 속죄에 대한 교훈으로 짐승의 제물을 바치도록 되어 있다면 죄인이 스스로 속죄를 할 수 있기까지는 하나님께서 친히 지정하신 제사의 제물을 배척하시지 않으실 것이다. 이처럼 본문이 제사와 제물을 금하신 것이 아니라면 그 참 뜻은 무엇인가? 여기서 시편 기자는 하나님께서 제물을 원치 아니하신다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강조한 것은 최선의 제물도 참회의 마음이 없다면 그에게는 미워하시는 것이라는 뜻이다(2). 따라서 하나님께서 받으실 가장 완전한 희생이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인류의 범죄를 위해 예비되었을지라도 우리가 참으로 회개함이 없이는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3). 다시 말해서 죄인의 편에서는 하나님의 자비를 위한 간구에서 자신을 낮추는 것보다 더 필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4). 그것은 구약에서까지 하나님은 항상 예물이나 헌물 그리고 찬양을 살피시기 전에 그것들을 바치는 자를 살피셨기 때문이다. 어떻게 부정한(unclean) 예배자가 깨끗한 제물을 바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예배자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살핀다면 누가 감히 그 하나님 앞에 설 수 있겠는가? 이런 맥락에서 본문은 제물이 하나님께 용납받게 되려면 죄에 대한 고백과 개인적 성품이 하나님께 용납되어야 하며 그것이 용서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본 것이다. 따라서 제사자의 상하고 통회하는 심령이 되는 것, 다시 말해서 죄의 성품이 깨지고 불경한 자아가 죽임을 당하며 강퍅한 마음이 부드러워지며 오만한 헛된 영광이 낮아져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되며 하나님께서 모든 것이 되실 때 그런 정신과 마음에서 은혜를 사모하며 제사를 드릴 때 참으로 하나님께서 받으시기에 합당하며 그에게 기쁨이 되는 것이다(5). 이렇게 볼 때 하나님이 명령하신 제사는 사람의 자신의 희생이요, 강한 자부심의 희생이다. 다시 말해서 자신을 하나님께 항복시키는 것이다(6). 그러므로 우리는 이렇게 결론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제사나 제물 바치는 것을 금하시거나 싫어하시지 않으신다. 다만 참 제사, 참 예배를 원하신다는 것이다. 그 제사(예배)는 예물 이전에 예배 자의 영적인 조건으로서 자신의 죄인 됨과 그 죄에 대한 통회하는 심령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렇게 그 심령이 하나님께 용납될 수 있을 때 그의 제물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가인과 아벨의 제사와 사무엘의 하나님은 제사보다 순종을 더 원하신다는 말씀을 이해할 수 있다(삼상 15:14-15, 22). 따라서 예배 자가 영적으로 새로워지는 조건은 겸손이며 이 겸손은 하나님과 동행하기 위한 필요 조건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7).
주 1. Walter C. Kaiser, Jr., More Hard Sayings of the Old Testament(Downers Grove: IVP: 1992), p.212 2. Derek Kidner, Psalms 1-72(Downers Grove: IVP, 1973), pp. 193-194 3. Albert Barnes, Psalms. Vol.1(Grand Rapids: Baker, 1987), p.91 4. John Calvin, Commentary on the Book of Psalms, Vol.2(Grand Rapids: Baker,1989), p.305 5. C.F. Keil and F. Delitzsch, Commentary on the Old Testament, Vol.5(Grand Rapids, 1980), p.141 6. Marvin E. Tate, Psalms 51-100(Dallas: Word, 1990), pp.28-29 7. Willem A. Van Gemeren, Psalms, E. B. C. Vol.5(Grand Rapids: Zondervan, 1991), p.3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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